한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최근 초미의 관심사였던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기보다는 완화적인 스탠스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예상 수준에 그치며 달러-원 환율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위안화와 중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지만,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환딜러들은 금통위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말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한은이 부동산을 반영할 것 같았는데 관련해서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고,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완화 정책을 강조했다"며 "부동산 가격 부분을 거론했다면 매파로 봤겠지만, 오늘 금통위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가 강하게 완화적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택시장 불안과 자산 가격 상승, 광의 유동성 증가세가 빨라진 데 대한 우려를 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며 "주택시장 전망도 추가 상승에 대한 불안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봐 매파보다는 비둘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은 시장의 예상을 다소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가 생각보다 호키쉬(매파적)하지 않으면서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금통위 금리 결정은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이 총재의 기자회견 직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및 경제 지표가 발표되고 위안화와 중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대비 3.2% 증가하며 예상치인 2.6% 증가를 웃돌았다. 상반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6%을 기록했다.
GDP 호조에도 소매판매 등 기타 지표는 부진하면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981위안까지 오르며 7위안 코앞으로 다시 올랐다.
또 중국 증시가 2% 가까이 하락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이 중국 GDP를 신뢰하지 않는 건지, 아시아 증시가 다 밀리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도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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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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