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17일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최근 초미의 관심사였던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기보다는 완화적인 스탠스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예상 수준에 그치며 달러-원 환율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위안화와 중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지만,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고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환딜러들은 금통위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말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한은이 부동산을 반영할 것 같았는데 관련해서 언급을 많이 하지 않았고,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완화 정책을 강조했다"며 "부동산 가격 부분을 거론했다면 매파로 봤겠지만, 오늘 금통위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가 강하게 완화적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택시장 불안과 자산 가격 상승, 광의 유동성 증가세가 빨라진 데 대한 우려를 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며 "주택시장 전망도 추가 상승에 대한 불안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봐 매파보다는 비둘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은 시장의 예상을 다소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가 생각보다 호키쉬(매파적)하지 않으면서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금통위 금리 결정은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이 총재의 기자회견 직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및 경제 지표가 발표되고 위안화와 중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대비 3.2% 증가하며 예상치인 2.6% 증가를 웃돌았다. 상반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6%을 기록했다.

GDP 호조에도 소매판매 등 기타 지표는 부진하면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981위안까지 오르며 7위안 코앞으로 다시 올랐다.

또 중국 증시가 2% 가까이 하락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이 중국 GDP를 신뢰하지 않는 건지, 아시아 증시가 다 밀리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도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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