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최근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기술주 열풍과 관련,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의 붕괴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닷컴 붕괴가 재연되지 않을 이유가 네 가지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기술주가 크게 떠오르는 것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세계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일부 기술 기업의 주가는 최근 몇 주 동안 사상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기술주의 이런 고공행진에 '고소공포증'을 갖기도 한다. 밸류에이션이 가파르게 올라 조만간 주가가 붕괴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0년의 닷컴 버블 붕괴 사례와 곧잘 비교되고 있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은행은 "지금은 지난 1999년과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많다"며 "미국 증시가 나스닥 주도의 1999년형 과열 흐름으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대신에 지난달 초순 시작된 조정 흐름이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경우 2,800~2,850까지 하락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닷컴 버블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첫 번째 이유로 V자형 경기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V자형 회복은 국내총생산(GDP)에 민감한 종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로 거품에 대한 기초 여건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벨류에이션의 판단 기준도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999년에는 과도한 설비 투자로 기술주의 성장률이 높아졌고, 경제가 호황을 누렸다"며 "지금은 거품의 기초여건이 안 보이고 시장 심리는 하반기 성장 기대치조차 낮다"고 말했다.

하반기 성장 전망치 기대가 높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품 붕괴를 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은행은 세 번째로 증시가 지난 3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로 반등세의 범위가 '경영이 부실한 기업과 경기순환 종목'의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대게 경기 순환 주기의 초반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경기 회복의 결과로 장기 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이고, 이는 과거 닷컴버블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부 기술주가 늘어나는 투자자 수요로 과대평가될 수 있는 것은 맞다"며 "향후 6~12개월 전략은 합리적으로 가격이 책정된 성장주와 경기순환주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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