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중국 경제지표 등을 소화한 가운데 중국 소매지표 부진과 중국 공산당원의 미국 여행제한 검토 소식에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심화한 영향을 받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5.10원 상승한 1,205.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소비와 수출 부진 등으로 기존 전망치인 마이너스(-) 0.2%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환시장은 이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으나 달러-원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오전 11시 중국 소비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은 점차 상승폭을 확대했다.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위안화를 비롯한 위험통화 약세를 이끌었다.
오후 들어 미국 당국이 중국 공산당원이나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나오며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했다.
중국 상해 증시는 4.50%, 선전은 5.20% 폭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상승폭을 키우며 다시 7.00위안대로의 진입을 시도했다.
코스피 지수도 하락세로 전환해 2,180선에서 등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1,206.9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후 1,205원대에서 횡보했다.
한편,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에서 부동산 대책이 최고의 민생 입법 과제라고 강조하며 국회의 협조를 부탁했다.
◇17일 전망
외환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202~1,207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결정 이벤트와 중국 지표 발표에도 이미 반영된 재료라는 인식에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중국발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반영하며 상승했지만, 레인지에 여전히 갇힌 모습이다"며 "오늘 밤 미국 반응을 확인해 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관련해서는 확진자 수가 다소 누그러지는 가운데 치료제 호재 속에서 시장을 이끄는 힘이 없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다소 완화적인 금통위와 중국 2분기 GDP 개선 선반영에 따른 차익실현, 후속 호재에 대한 기대 약화로 달러-원이 상승 마감했다"며 "최근 유동성이 예전만큼 풍부하지 않은 느낌인 가운데 1,200원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와 같은 1,200.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잠깐 방향성을 잃었던 달러-원 환율은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가 오른 영향을 반영해 이내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금통위와 중국 경제지표 등을 앞두고 1,200원대 초반에서 횡보했다.
오전 11시께 중국 소비지표가 부진한 영향으로 위험 회피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중반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장중 7.00위안대로 레벨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달러-원 고점은 1,206.90원, 저점은 1,200.10원으로 변동폭은 6.80원이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204.08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01억7천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82% 내린 2,183.76, 코스닥은 0.80% 내린 775.07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333억3천800만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423억6천만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6.959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27.10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3967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176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997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2.2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95원, 고점은 172.4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69억 위안이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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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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