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세기 유럽의 비즈니스맨들이 최신의 비즈니스 정보를 듣고 싶을 때, 상품의 가격을 알고 싶을 때, 정치적 소문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 갔던 곳은 어디일까.

바로 '커피하우스'라고 한다. 일부 커피하우스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상품의 가격, 주식의 가격 또는 선적 리스트를 벽에 붙여놓기도 했다고 한다.

새로 출간된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는 맥주와 와인, 증류주, 커피, 차, 그리고 콜라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톰 스탠디지는 "석기시대의 촌락에서부터 고대 그리스의 식당이나 계몽주의 유럽의 커피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물결이 밀려오고, 밀려가면서 서로 다른 음료들이 각기 다른 시대, 지역, 문화에 대응하면서 인기를 주도했다"며 시대를 풍미했던 6가지 음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물의 우위성을 위협하는 다른 음료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만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음료가 함께 한 과거의 장면을 찾아 나선다.

곡물을 활용한 식사를 넘어 이를 발효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맥주 자체가 사회적 음료로서 문명화되는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다.

한때 맥주가 급여목록이나 세금 영수증에 등장할 정도로 대접을 받았던 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세계 노동자를 위한 중요한 음료로서 '건강을 기원하며 건배하는 것'은 맥주에 마력과 같은 힘이 있다는 고대인의 믿음의 유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너무나 익숙해진 '코카콜라'도 자리를 잡고 있다.

저자는 "코카 콜라는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상품이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도 보여주었다"며 "코카-콜라의 이름과 로고는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균일한 품질을 약속한다는 회사의 보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책속에서 다양한 음료를 통해 고대에서 근대, 현대 어느 술집, 카페에서 일어났을 법한 일들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실제로 저자 역시 자료 조사 차원에서 많은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이 책은 한국거래소 출신인 김정수 금융법전략연구소 대표가 번역해 국내 시장에 소개했다.

이전까지는 금융 관련 저서가 대부분이었다.

김대표는 '현대증권법원론','자본시장법원론','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공저)', 내부자거래와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을 집필했다. '월스트리트의 내부자들'과 '치킨쉬트클럽'도 그의 저서다.

이번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에서는 역사와 음료라는 신선한 인문학적 조합으로 시선을 끈다.

그는 27년간 한국거래소에 근무하면서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상무)를 맡았고, 2009년 1월에 퇴임해서는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을 지낸 바 있다. 현재는 금융법전략연구소와 금융독서포럼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우리는 뭘 마시고 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여름 달아오른 증권가의 갈증을 식혀주는 음료들을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한 잔의 술이나 커피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본시장부 정선영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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