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자산운용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성숙해지면서 투자 자금의 성격이 세분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수익률을 위해 돈이 들어왔는데 향후 자금별로 수요가 달라질 것입니다"

박선호 브이아이자산운용 ESG운용본부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부각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해외의 젊은 세대 자산가의 경우 투자의사 결정에서 환경과 사회적인 기여를 고려한다고 답하고 있다"며 "단순히 좋은 일을 한다는 것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좋다는 게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자산운용사 최초로 ESG투자를 위한 전담 본부인 ESG운용본부를 구성했다.

지난 2017년 신설한 책임투자리서치팀에서 매니지먼트팀을 추가해 본부로 확장한 것이다.

브이아이자산운용에서 사회책임투자(SRI) 이름이 붙은 펀드의 운용 규모는 전체의 10%지만, 모든 펀드에 SRI 철학이 녹아있다.

박 본부장이 생각하는 사회책임투자는 단순히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투자 방식이 재무지표를 통한 투자의사 결정 과정이었다면, 사회책임투자는 이를 넘어 비재무지표까지 고려하는 통합 전략의 투자 방식이다.

"시민사회와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과거엔 알 수 없던 비재무적인 영역까지 이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대주주 갑질 등의 ESG 관련 문제가 기존엔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면, 지금은 기업 존폐까지 영향 미칠 정도로 ESG 부문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박 본부장은 언급했다.

ESG운용본부에서는 이런 비재무지표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ESG 분석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이르면 내년 중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박 본부장은 말했다.

향후 ESG 투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확대가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내비쳤다.

박 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포트폴리오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데, 과거와 달리 이번 경기 충격은 명확한 주체가 없다"며 "특정 원인이 없다 보니 정부에서 부담 없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고, 이 경우 공공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런 이유로 ESG운용본부 내에서도 지배구조 중심의 투자에서 신재생 에너지, 2차전지 등 환경으로의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박 본부장은 "환경 관련 종목을 집중해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수소연료전지와 2차전지 종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별로는 ESG 평가가 가장 좋은 곳은 SK를 꼽았고, ESG 등급 개선도가 뛰어난 기업은 현대차라고 박 본부장은 설명했다.

ESG운용본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의 ESG 시장 활성화다. 이를 위해 박 본부장은 투자자 수요를 맞춰주면서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수익률만 보면 투자 철학이 무너질 수 있죠. 저는 그 균형을 맞추면서 투자자들에게 ESG 투자가 좋은 수익률로 이어지고 투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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