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수급을 결정하는 업체들의 인식 쏠림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달러 선호가 이어지면서 수출업체의 네고는 지연되는 반면 달러-원 레벨이 낮아질 때마다 결제가 쏟아지고 있다.

9월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를 앞두고 기업의 달러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국내 기업은 선물환을 88억 달러 순매입했다.

수입업체의 선물환 매입 규모가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의 두 배에 달했다. 달러를 미리 팔려는 요구가 줄어든 반면 달러의 선물환 매입 수요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업체가 받은 달러는 달러 예금으로 예치되고 있다. 5월 기업의 달러 외화예금 잔액은 556억6천만 달러로, 전체의 79.6%를 기록했다.

올해 2월 대비 기업의 외화예금 잔액은 100억 달러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달러 선호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6월 기업의 외화예금이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의 행태는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원 하단 지지력으로 나타났다.

달러-원 환율은 6월 초 1,220원대에서 1,190원까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그 이후 현물시장에서도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1,200원대로 올라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기업의 달러 선호 행태 이유로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를 꼽고 있다.

지난 3월 미국과 맺은 통화스와프가 9월 말 만기 도래 예정이다. 한은에서는 상황에 따라 만기 연장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만기 연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금융시장이 지금처럼 안정된다면 통화스와프 연장 필요성이 떨어지는 데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이 동시에 맺었기 때문에 한국만 따로 요청하기도 어렵다는 논리다.

코로나19의 2차 펜데믹(세계적 대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되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1,190원대 강력한 지지선을 두 번이나 확인한 후 레벨이 낮아질 때마다 결제수요는 왕성하게 유입되고 있지만, 네고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며 "상황이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업체들이 9월 통화스와프 만기 이후 불확실성을 대비해 달러를 확보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레벨과 상관없이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수급이 다시 균형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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