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가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른 것 같다. 향후 10년간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동 군인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이사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체투자, 특히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동 CIO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무용 빌딩은 여러 시각이 엇갈릴 것 같지만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대체투자 자산은 유망해 보인다"며 "한국에서도 유망한 투자자산이 될 것으로 보이고 해외는 미국 쪽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또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회사채 비중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제로' 부근의 초저금리인 환경에서 크레딧물을 늘리지 않고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김재동 CIO는 "해외 회사채는 현금 흐름이 좋으면서 경기 방어 성격도 있는 우량 회사"라며 "신용등급 기준으로는 'A' 등급 회사채도 포트폴리오에 담는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11조5천669억원에 달했다.

김재동 CIO가 취임한 2017년 3월 이후 운용자산은 약 9조8천억원에서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 기간 포괄 손익 기준 수익률은 지난해 말 7.8%까지 뛰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이를 인정받아 김재동 CIO는 올해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군인공제회에서 처음으로 내부 발탁된 CIO가 된 데 이어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군인공제회의 자산 비중은 김재동 CIO의 연임 기간 대체투자가 14.8%에서 19.3%까지 늘어났고 주식과 채권은 기존 비중 수준을 유지했다. 심우근 CIO가 총괄하는 부동산 부문의 비중이 31.1%에서 27.2%로 줄었다.

군인공제회는 오는 2024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의 28.0%에서 32.9%까지 늘리는 로드맵이 짜였다. 부동산은 41.4%에서 43.0%로 늘고 채권은 15.7%에서 14.9%로 줄어든다. 주식은 14.9%에서 9.2%까지 줄어들 예정이지만 주식 내 해외 비중은 절반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김재동 CIO와의 일문일답.

- 하반기 시장 전망 어떻게 보시는지.

▲주요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비 활성화 대책, SOC사업의 확대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내놓았는데 이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다만, 재정지원책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으면 경기가 직전 수준을 회복하는 시점이 시장의 기대보다 현저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통제하느냐에 따라 시장 변동성의 차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해 보이는 산업, 기업구조 조정에 따른 기회 자산(oppourtunistic), SOC 성격의 인프라 자산 등 우량한 대체 및 부동산이 주목할 만하다.

-대체투자에서 수익성이나 리스크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은. 향후 어떤 대체투자 자산이나 지역이 매력적일지.

▲코로나19로 투자 환경이 변동성이 크고 속도가 빨라진 만큼 대체투자 자산의 매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경기 침체나 부진에 유효한 부실 자산 크레딧(NPL·distressed)과 할인 매입이 가능한 세컨더리 상품 등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위주의 경기 방어적 성격의 실물 자산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외 바이아웃 펀드 등도 좋은 투자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자산가 격이 많이 하락했는데 중장기적으로 보면 좋은 기회다. 결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면 우량 대체 자산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국내 물류 리츠 등을 유망하게 본다.

-부실 자산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부실 자산을 투자할 때 등급 제한은 두지 않는다. 시장에서 사서 트레이딩하는 디스트레스드 펀드도 있고 회사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펀드도 있다. 부실 자산 트레이딩 펀드는 비교적 단기, 정상화 펀드는 5~6년 정도의 중기로 생각한다.

지역은 미국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우리가 자금을 맡겼던 세컨더리 사모펀드(PE)와 디스트레스드 펀드 등이 올해 초 자금 캐피털 콜을 많이 했다. 올해 하반기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캐피털 콜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꽤 크다고 본다.

부실 자산 투자 규모는 조금씩 늘리고 있다. 통상 1천500억~2천억원 정도를 배분하지만, 투자 비중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산 배분 계획이 기존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

▲중장기적 자산 배분 방향은 유지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이고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커져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자산 리밸런싱은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어려워져 해외 투자가 조금 제약을 받는 상태다. 실제 현지에 가서 매물을 확인하거나 실사하기가 까다로워졌다. 이런 부분들이 예상을 벗어난 요소다.

-올해나 작년에 특히 성과가 좋았던 투자집행건이 있다면.

▲지난해 미국 회사채에 투자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통신과 음식료 등 현금이 지속해서 창출되고 산업 전망도 안정적인 업종에 주목한 게 효과를 봤다.

통신업체 AT&T의 회사채에 2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유했다. 연환산 수익률은 6.4% 수준이다.

음식료 업종에선 지난해 12월 알트리아 회사채를 210억원어치 매입해 보유 중이다. 연환산 수익률은 10% 수준이다.

인도 채권에 투자한 것도 수익이 높았다.

작년 8월 인도 채권형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3월 일부를 매도했다. 연환산 수익률은 6% 수준이다.

인도 채권에 투자한 것은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2017년 인도 국채에 처음 투자했는데 당시 국채금리가 7%였다. 경제성장 전망이 밝은 나라면서 중남미 국가처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낼 위험도 작은데 국채금리도 높아 매력적이었다.

인도 외에 베트남과 중국 주식 등도 액티브 전략으로 투자해 성과를 냈다. 중국 주식은 올해 투자수익률이 20%를 넘었다.

김재동 CIO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8년 대한투자신탁 뉴욕사무소를 시작으로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과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쳤으며 2015년부터 군인공제회 증권운용본부장을 맡았다.





※김재동 군인공제회 CIO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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