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체된 백화점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외형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2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자회사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매각대금을 기반으로 연내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현대백화점과 직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식품, 리빙, 뷰티 등은 물론 인공지능(AI), 플랫폼, 전자기기, 물류 등 업종을 특정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살펴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정지선 회장에게 수시로 인수 후보 기업을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면서 "몸값이 1천억원 미만인 기업부터 7천억~8천억원대까지 다양하고 특히 ICT 쪽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현대HCN 매각을 발표하면서 보유 현금과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신사업이나 대형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바 있다.

현대HCN 물적 분할 이후 탄생하는 존속법인 현대퓨처넷은 4천억원가량의 보유자금과 약 5천억원대로 예상되는 현대HCN의 방송·통신 매각대금을 더해 최대 1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함께 투입된다면 다수의 M&A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거나, 대형 M&A에도 충분히 나설 수 있다.

현대HCN 매각대금의 일부는 SKC의 자회사 SK바이오랜드 인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화장품 사업 강화 차원에서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SKC가 보유한 지분 27.9% 인수 가격을 약 2천억~3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산하 패션회사인 한섬이 최근 고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 결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공격 경영은 이미 올 초에 시작됐다.

지난해 말 두산이 철수한 면세점 사업장을 인수해 동대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했고, 올 초 진행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전에서 DF7(패션·잡화) 구역 최고가를 써내며 처음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9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오는 11월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을 오픈하고 내년에는 여의도 파크원에 서울 최대 규모 쇼핑몰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을 연다.

지난해 예년보다 3~4배 많은 5천억원 이상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그 이상의 투자지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 신세계 등 경쟁 기업들이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현대백화점은 그간 위기 때마다 M&A 등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IMF 외환위기가 진정된 2000년대 초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현대백화점 신촌점을 오픈했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는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과 대구점과 충청점을 차례로 추가 출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평소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유지해오다 위기 시 비축해 놓은 현금을 활용해 M&A나 신사업에 진출해오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M&A 시장에 적극 나서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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