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제로금리 여파로 극심한 자산운용 수익률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로 2분기에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로 낮아지면서 자산운용부문의 위기감은 여전한 상태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증시가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점이 부진을 만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23일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4개 업체는 올해 2분기에 총 5천929억원의 합산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동기 거둔 4사의 합산 당기순익인 4천411억원 대비 34.41%가량 확대된 수치다.

실제로 환율 관련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은 동양생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가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 4천17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1년 전과 견줬을 때 28.55% 늘어난 수치다.

증시 반등에 따라 1천500억원 규모의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예상된 데다, 위험손해율과 사업비율이 안정화하면서 보험손익의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점이 영향을 줬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계약자의 보험금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기 위해 보험사가 일정 비율로 쌓아두는 금액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더 많은 적립금이 요구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환입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말 연간 최저인 1,457.64까지 급락했다.

주가 하락이 본격화하자 당시 국내 생보업계의 변액보험 순자산 규모도 기존 대비 15조원가량 줄어든 90조2천886억원까지 낮아졌다.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변액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 금액이 늘어 부담이 커졌던 셈이다.

다만, 2분기들어 증시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 규모는 다시 연초 수준인 104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화생명 또한 1천500억원 규모의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1천281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인 468억원과 비교하면 173.72%가량 오를 것으로 관측된 셈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의 2분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각각 348억원과 13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연말에는 변액보증준비금 적립액이 재차 늘어날 수 있다"며 "여전히 자산운용 수익률 담보가 어려워 이번 호실적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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