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은 중국 군부가 전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보를 빼내기 위해 미국에 학생들을 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곳이었다고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휴스턴 총영사관은 "체제 전복적인 행위에 연루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1일 중국에 휴스턴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요구하면서 "미국인의 지적 재산권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인민해방군(PLA)이 "공공연하게 학생들을 보냈으며 자신들의 군사적 강점을 강화하기 위한 것들을 공부하게 하려고 미국 대학에 보냈다"면서 "휴스턴 영사관의 사절단이 이 모든 행동들을 조력하는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텍사스주를 포함해 8개 주에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휴스턴 말고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모두 5개 도시에 총영사관이 있고 워싱턴 DC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휴스턴 총영사와 다른 외교관들이 휴스턴 국제공항에서 최근 중국인들이 탄 전세기를 배웅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인들의 송환을 위해 에어차이나가 특별기를 마련했으며 이때 외교관들의 위조된 생년월일이 포함된 문서가 있었다고 스틸웰 차관보는 말했다.

코넬 대학교의 제시카 첸 웨이스 중국 전문가는 스틸웰 차관보가 중국이 학생들을 도와 미국 대학에서 정보를 빼 오게 하고 다른 체제 전복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지만 그렇게 만족스러운 설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많은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결정은 중국을 부기맨(아이들을 겁주는 귀신)으로 이용하고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형편없는 대응에서 유권자들의 주의를 돌리려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공산주의 중국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앞둔 것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결정을 촉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인 제임스 그린은 "연설에서 엄청나게 큰 발표 거리와 설명할 것이 있을 때 연설은 더 큰 '효과'를 갖게 된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연설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의 '진짜 동인'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마지막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도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악의에 찬 일련의 반중 연설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나온 시기와 닉슨 도서관에서 예정된 그의 연설이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