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1분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의 장기 환헤지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화자금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대형 생보사가 장기 구간에서 환을 헤지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헤지가 가능하더라도 레벨 부담이 커서 환헤지를 단기로 돌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 1분기 별도기준 삼성생명의 통화선도 등 외환(FX) 스와프 미결제약정금액은 1조7천4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와프(CRS) 미결제약정금액은 13조4천526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장기 환헤지 비중은 88.5%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생명 FX 스와프와 CRS 미결제약정금액은 각각 1조6천11억원, 13조5천312억원이다. 장기 환헤지 비중은 89.4%를 나타냈다.

장기 환헤지 비중이 지난해 말 89.4%에서 올 1분기 88.5%가 됐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한화생명 FX 스와프 미결제약정금액은 5조8천88억원, CRS 미결제약정금액은 18조5천685억원이다. 장기 환헤지 비중은 76.2%다.

올 1분기 말에는 FX 스와프와 CRS 미결제약정금액이 각각 5조6천731억원, 18조1천101억원을 기록했다. 장기 환헤지 비중은 76.1%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 FX 스와프 미결제약정금액은 3조8천22억원이다. CRS 미결제약정금액은 15조3천397억원을 나타냈다. 장기 환헤지 비중은 80.1%로 파악됐다.

올 1분기 말 FX 스와프와 CRS 미결제약정금액은 각각 8조9천707억원, 15조6천721억원이다. 교보생명은 FX 스와프와 CRS 거래목적을 매매목적과 위험회피로 나눠 밝히지 않았다.

올 1분기 위험회피가 전체의 98%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한 FX 스와프와 CRS 미결제약정금액은 각각 8조7천767억원, 15조3천331억원으로 추산된다. 장기 환헤지 비중은 63.6%다.

위험회피회계에서는 위험회피 대상항목과 위험회피 수단 손익이 같은 기간에 보고될 수 있게 양자를 대칭적으로 인식하고 평가한다.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삼성생명 16조7천10억원, 한화생명 26조9천454억원, 교보생명 20조7천234억원이다. 생보업계 외화유가증권은 총 110조2천838억원이다. 대형 생보 3사의 외화유가증권 비중은 58.4%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 대형 생보사의 장기 환헤지 비중이 낮아진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대형 생보사가 장기 구간에서 환을 헤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년 구간 달러-원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연초 마이너스(-) 11.30원에서 지난 3월 19일 -27.0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와프(CRS) 1년물 금리는 0.840%에서 -1.450%가 됐다.

CRS 금리에서 원화 이자율스와프(IRS) 금리를 뺀 스와프 베이시스는 1년 구간에서 연초 -53.75bp에서 지난 3월 19일 -248.00bp까지 확대됐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대형 생보사의 장기 환헤지 비중이 중소형 생보사보다 높다"며 "하지만 올 1분기에 대형 생보사의 장기 환헤지 비중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코로나19로 단기보다 장기 구간에서 환헤지를 하기 더 어려웠다"며 "그래서 대형 생보사가 단기로 환헤지를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코로나19에 따른 크레디트 라인 문제 등으로 대형 생보사가 장기 구간에서 환을 헤지하기 힘들었다"며 "환헤지를 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커서 생보사 입장에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에 대형 생보사가 환헤지 일부를 단기를 돌리면서 장기 환헤지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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