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KB국민은행이 이달 초 발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AAA' 등급을 받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이번달 초 발행한 5억 유로의 5년 만기 커버드본드는 두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받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인 'AA'(S&P), 'AA-'(피치)보다 각각 2단계와 3단계 높고, 국민은행 자체 신용등급인 'A+'(S&P)나 'A'(피치)보다 각각 4단계와 5단계 상위인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성공은 발행사의 신용에 더해 채권 기초자산이 담보 역할을 하는 커버드본드의 특성 덕분이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하며 국민은행이 파산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담대 자산은 은행으로부터 절연돼 커버드본드를 상환하는데 사용된다.

또 주담대에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자산 규모를 초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국가 등급을 상회하는 신용등급을 받는 것이 가능했다.

최상위 신용등급은 저금리의 이점으로 이어진다. 이번 커버드본드의 발행금리는 0.052%인데, 국민은행이 발행한 다른 채권과 비교하면 이자 절감 효과가 명확하다.

국민은행이 작년에 국내에서 발행한 5년 만기 원화 커버드본드의 금리 수준은 전일 1.126~1.183%를 나타냈고, 올해 5월 발행한 5년 만기 달러표시 외화채권의 발행 금리는 1.75%였다.

국민은행은 또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유럽 현지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0.052%의 초저금리를 그대로 누리게 된다.

표면적인 발행금리와 달리 유로화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실제 부담 금리가 상승하는 부작용을 배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은 주택금융공사를 제외하면 국내 기관이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초저금리 조달 시장을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 외화채와 달리 커버드본드는 신용도가 높아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서도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소화가 용이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위기시 매우 유효한 외화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점에 대비해 다른 금융기관도 외화 커버드본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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