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조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주 절벽'으로 올해 2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철강사들이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중고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27일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추정 실적 자료를 토대로 연합인포맥스가 실시한 컨센서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38%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22.26% 줄어든 248억원, 대우조선해양은 56.37% 급감한 8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1천13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급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발주량은 575만CGT(269척)로 전년 동기 대비 42% 수준에 그쳤다.

2010년 이후 발주량이 가장 적은 2016년 상반기 766만CGT(423척)와 비교해도 25%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조선업계의 실적 악화 전망에 철강사들과의 후판(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불황의 여파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고스란히 받으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1천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글로벌 수요 산업 부진과 시황 악화로 철강 부문에서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로 중국 철강업계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111.20달러를 기록해 5개월 만에 2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수주 부족을 겪는 조선사들이 가격 인하를 요청하고 있지만, 원료가격이 올라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입재를 포스코 물량으로 전환할 경우 차별적으로 가격을 운영할 예정이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은 1년에 두 번 진행한다.

올 하반기 가격 협상은 지난 5월 말부터 시작했지만, 철강사와 조선사들의 입장이 맞서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로 수주 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후판 가격까지 올라가면 선박 가격 상승으로 수주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며 "하반기도 수주 상황이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어 어려움에 부닥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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