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한 항공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총 1천5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중 406억원은 항공기 임차료 등의 운영자금, 1천178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음 달 5~6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후 발생한 실권주는 같은 달 10~11일에 걸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총 5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부터 28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하고, 30일부터 31일까지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이 두 항공사에 앞서 1조1천26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구주주 청약과 일반 청약에 총 4조8천억원의 돈이 몰리며 자금 조달에는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인수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을 통한 자본 확충이 이뤄질 예정이다.

항공사들이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코로나19로 항공 업황이 둔화하면서 항공사들의 실적과 재무 사정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우리나라 국제선 여객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2%, 전체 여객 실적은 80.3%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지원과 화물 운송 수요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선 위주의 운항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유상증자와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을 강조하는 등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로 추가적인 비용 확충 부담은 덜었으나, 코로나19로 영업 적자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이미 자본잠식 상태나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을 265% 수준까지 떨어뜨릴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항공 업황 침체 속 대주주와 정부의 지원 가능성, 주가 흐름 등이 유상증자 흥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AK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약 724억원을 출자해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고, 제주항공 2대 주주인 제주도도 4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1만6천50원으로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 1만3천50원을 웃돌고 있으며, 티웨이항공 주가 역시 2천440원으로 확정 발행가 2천5원보다 높다.

LCC 대표들은 국회를 찾아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받아 정부 지원이 필요하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한 것은 유상증자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항공 업황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진행 항공사들의 주가가 발행가보다 높으면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며 "정부의 지원과 대주주 자금 여력 등이 유상증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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