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격화한 가운데 미국의 추가 재정 부양책에 대한 우려도 커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bp 하락한 0.579%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의 레인지 하단에 근접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내린 0.14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떨어진 1.22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4.2bp에서 이날 43.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중 대립, 추가 재정부양책 불확실성 등 우려가 커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이어졌다.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앞두고 있다.

이번주 후반 실업급여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백악관과 공화당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1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공화당은 추가 실업급여가 복직 의지를 꺾는다고 보는 등 실업급여 연장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번주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없다면 투자자들은 급격한 실업급여 감소로 이미 위태로워진 미국 경제의 회복 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미국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에 대한 의구심은 이미 커진 상태다.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423만 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 수는 14만6천935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 수 급증세가 이어지는 미국 일부 주에서는 기업 활동 재개 계획을 중단하거나 후퇴시켰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주들인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는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실업급여청구자수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주 신규 청구자수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고용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요일에 끝나는 이틀간의 FOMC 회의에서도 경제에 대해 더 어두운 전망이 제시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이미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경제가 더 깊은 침체와 더 어려운 회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UFG 은행의 데렉 할페니 글로벌시장 리서치 대표는 "경제 신호는 기본적으로 V자형 회복이 멈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더는 V자형이 아니며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에 있던 낙관론은 사라질 것이고 연준은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완화적인 정책 결정으로 미 국채수익률은 꾸준히 내렸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말 1.910%에 달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연준은 이번 주 신중한 코멘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번 연준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 정부와 손잡고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 청두 주재 총영사관을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폐쇄했다. 지난주 미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해달라고 통보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문을 닫으라고 맞대응했다.

이렇듯, 미·중 갈등은 대화와 협상으로 풀기 어려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양대 강국의 마찰이 코로나19로 휘청대는 글로벌 경제에 추가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볼 때 미국은 통제 불능으로 보인다"며 "많은 나라에서 향후 몇 개월 내에 임시직과 경제 부양 조치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물잔이 반이나 차 있다고 전세계 경제를 볼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시각들도 아마도 조용히 비 오는 날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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