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달러 가치는 미·중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지속에 따른 미국 경제 우려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43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971엔보다0.537엔(0.51%)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74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412달러보다 0.01048달러(0.9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84엔을 기록, 전장 123.36엔보다 0.48엔(0.39%)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4% 하락한 93.704를 기록했다. 2018년 6월 이후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미 경제 우려로 최근 안전피난처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7일째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둔화 기미가 보이지 않아 미 경제가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졌다. 주간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예상과 달리 늘어나 우려를 더 했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의 금리 격차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달러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를 조정한 실질금리 역시 달러 약세 요인이 되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실질 금리에 금과 같은 수익률을 제공하지 않는 자산이 더 매력적이어서 이들 자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금값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달러가 왕좌를 내주는 것 같다"며 "연준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낼 것이라는 기대가 크며, 미국 경제 회복은 유럽에서 전개되는 것만큼 순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꾸준한 규모의 투자와 포지션이 유럽으로 되돌아가게 돼 유로-달러는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달러가 훨씬 더 약해질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달러의 실질 수익률은 어느 때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최근 약해진 안전피난처로의 달러 지위를 엔과 스위스 프랑이 대체하고 있다. 프랑은 달러에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은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분석가는 "과거에는 미·중 갈등에 달러가 이익을 봤지만, 지금은 무역 문제만 위태로운 게 아니어서 더는 그렇지 않다"며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 했던 조치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도를 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국제 무역과 자본시장에서 달러의 지배적인 위치가 축소된다면 지금 보는 달러 약세는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매우 약한 맛보기 정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공화당이 새로운 지원책을 내놓을 전망이지만, 민주당과의 이견 때문에 아직은 불확실하다. 실업급여 강화 등의 코로나19 재정 피해 완화 조치 중 일부는 이번 달에 만료된다.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7천500억 유로의 코로나19 회복기금에 합의한 영향으로 유로는 상승 탄력을 유지했다. 장중 1.17809달러까지 올라, 2018년 9월 이후 가장높았다.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브리 글로벌 전략가는 달러 인덱스가 달러-엔, 유로-달러 등 주요 구성 환율로 인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달러 인덱스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를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유로의 리스크 온, 엔의 리스크 오프로 인한 것"이라며 "최근 과도한 상처가 돌아오는 것을 보는것일 뿐인데, 문제는 그것이 일시적인지 아닌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네일 존스 외환 세일즈 대표는 "일반적인 달러 매도 환경에서 엔이 안전피난처 통화로 혜택 받고 있으며, 월말 자금 흐름도 여기에 한몫했다"며 "잠재적인 위험회피 통화를 찾으면서 달러에서 엔과 프랑으로의 재량적인 전환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루크만 분석가는 "EU의 코로나19 회복기금이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유로가 더 매력적이 됐다"며 "합의는 EU 경제가 위기에 덜 취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유로의 상승 위험이 하락 위험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유로가 잠재적으로 1.18달러 목표치를 향해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봤다. 다만 차익 실현으로 인해 유로가 최근 상승분을 되돌릴 수 있어, 유로 베팅에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는 일부 위험 선호도 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대표는 "달러가 여전히 안전피난처로 매력을 유지해, 달러 매도가 안정되거나 되돌려질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연준의 약한 경제 전망과 경제지표 부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달러 약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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