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미 국채 가격은 재정 부양책과 백신 기대로 증시가 오른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상승한 0.609%를 기록했다.최근 2주 이상 동안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오른 0.15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상승한 1.252%를 나타냈다. 5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4.2bp에서 이날 43.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증시가 강한 흐름을 이어가자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후퇴했다.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마지막 임상시험에 들어간 데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 부양책을 곧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에 증시는 상승했다.

장 초반만 해도 미·중 대립, 부양책 불확실성 등에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6%를 더 밑돌며, 지난 4월 이후 형성된 레인지 하단에 근접했다.

이번주 후반 실업급여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백악관과 공화당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다만 공화당은 추가 실업급여가 복직 의지를 꺾는다고 보는 등 실업급여 연장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려 경기부양책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다.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없으면 급격한 실업급여 감소로 이미 위태로워진미국 경제의 회복 잠재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미국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에 대한 의구심은 이미 커진 상태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423만 명으로 늘어났고,사망자는 14만6천935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 급증세가 이어지는 미국 일부 주에서는 기업 활동 재개 계획이 중단되거나 후퇴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는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실업급여 청구자수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주 신규 청구자수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고용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앞두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이미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경제가 더 깊은 침체와 더 어려운 회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더 어두운 경제 전망을 제시할 것이라는 시각이강하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백신이 4분기까지 3단계 임상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입어 증시가 계속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나타낸다"며 "아마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2021년 생산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드물게 증시와 평행 이동이 나타나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소폭 올랐다"고 진단했다.

MUFG 은행의 데렉 할페니 글로벌시장 리서치 대표는 "경제 신호는 더는 V자형이 아니고 정체돼 있음을 기본적으로 보여준다"며 "6월 낙관론이 사라진 상황에서 연준은 더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연준은 신중한 코멘트를 유지할 것"이라며"이번 연준은 미국 경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행정부와 손잡고 일한다"고 평가했다.

라보뱅크 분석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볼 때 미국은 통제 불능으로 보인다"며 "많은 나라에서 향후 몇 개월 임시직과 경제부양 조치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물잔이 반이나 차 있다'고 세계 경제를 낙관하던 시각들도 이제는 조용히 비 오는 날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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