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가 본인의 배송물량을 줄일 수 있는 '물량축소 요청제'를 표준계약서에 반영한다고 28일 밝혔다.

택배 현장에서 구두 협의를 통해 관행적으로 시행하던 것을 명문화했다.

제도가 도입되면 택배기사들은 자발적으로 배송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그동안 전체 배송물량의 증가로 택배기사 개인이 배송하는 물량도 함께 늘어나 수입증가로 이어졌다.

택배기사의 작업 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배송구역의 크기는 배송물량 증가에 따라 역으로 줄었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월 평균수입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597만원으로 집계됐다. 집배점 수수료와 운영비, 소득세, 유류비, 식대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순수입은 월 449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량축소 요청제에 따라 택배기사가 집배점에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할 경우 집배점은 인접 구역 등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택배기사와 합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택배기사가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하지 않을 경우 물량은 전체 택배시장의 성장에 따라 지속해서 증가한다.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수입을 증가시키고자 할 경우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 되고, 반대로 수입이 일부분 줄더라도 배송 시간을 줄이고 싶으면 배송물량 축소 요청을 하면 된다.

주 52시간 이내에서 정해진 급여만 받고 일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수입과 배송물량을 연동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의 특성이 반영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택배기사는 별도의 배송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상품인수, 배송 등의 작업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배당된 배송물량을 감소시키지 않고 작업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20%가량이 가족과 함께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경우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건강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용역을 8월부터 시작한다.

택배기사 작업 시간과 환경 등에 대한 현장실사를 비롯해 체계적으로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장에서만 존재하던 관행을 표준계약서에 도입해 택배기사들에게는 절차에 따라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집배점장에게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의 발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스마트한 택배 산업을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 시스템 투자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4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