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 주역인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반도체 사업에서의 강력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고문은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 기념일을 앞두고 28일 사내 방송 인터뷰를 통해 당시 소회와 삼성 반도체의 미래에 대한 조언 등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1992년 8월 1일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권 고문은 "당시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 같은 일이었다"며 "이병철 전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하겠다고 선언하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이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도 커서 위험스러운 비즈니스다"며 "1990년대 일본의 기술 수준이 높았는데,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됐다. 그건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100%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 했고, (업계)불황일 때 (전문경영인이)투자하자는 말을 못 했다"며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층의 결단, 리더십이 필요한 것처럼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그런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꼭 하겠다는 책임감, 도전정신과 함께 임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이 어우러져서 지금과 같은 최고 위치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고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을 제시한 데 대해 "메모리 사업은 지금보다 더 계속 잘해야 하고, 시스템 반도체도 많이 키워서 세계 1위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 경영자층의 원활한 소통과 토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저도 전문경영인 출신이지만 굉장한 적자, 불황 상황에서 '몇조 투자하자'고 말하기 쉽지 않다"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 경영자층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고문은 이어 "지금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 세상의 트렌드를 잘 봐야 한다"며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에 접근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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