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 금융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에 그쳤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적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전입한 영향이 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분기에 1천4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러한 수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천110억원보다 76.7% 감소한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 화면(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12개 증권사는 우리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을 4천335억원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전망치를 대폭 하회한 '어닝 쇼크' 수준인 셈이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크게 줄어든 성적이다. 2분기 KB금융지주는 9천818억원을 벌어들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8천73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3·4위권을 다투던 하나금융도 2분기 6천87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러한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충당금이다.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2천375억원을,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1천600억원 등을 포함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4천46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 중에서도 2분기에만 3천356억원을 적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총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0.62%로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규모"라며 "라임 등 사모펀드에 대해 1천600억원을 추가로 적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당금 이외에 영업수익도 썩 높지는 않았다. 비이자이익이 1천5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1% 감소했기 때문이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기반으로 비이자이익을 방어한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사실상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없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른 대형은행들이 충당금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 부담을 비은행 계열사 약진으로 만회한 반면 우리금융은 관련해서 이익의 버퍼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의 이번 실적이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2분기에 비용 요인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3분기에는 다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아주캐피탈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1천억원가량의 관련 이익 발생이 예상된다"며 "비이자부문도 3분기부터는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3분기 순익은 적어도 6천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을 받으며 향후 인수합병(M&A)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9.0%로 전분기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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