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는 미 달러 약세에 편승해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본격적으로 사들이면 견고하게 버티던 달러-원 레인지 하단이 무너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28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천58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824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자산가격이 일제히 하락하자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들은 지난 2월 하순부터 4월 말까지 코스피 주식을 20조원가량 순매도했다. 5월부터는 매도 강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본격적인 순매수를 보이지는 않았다.

최근 달러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외국인은 7월 중 전일까지 7천240억 원 순매도를 보이긴 했지만, 이 기간 거래일 기준으로는 9거래일 동안 코스피를 샀다. 한 달 중 절반은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이 그동안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포지션이 가벼워졌다는 점, 글로벌 달러 약세가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외국인 주식시장 유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이 다시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살 경우 환율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레인지 하단을 깨고 내려갈 수 있어서다.

약달러가 가파르게 진행되던 2017년 상반기에도 외국인은 6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도 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복귀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만약 외국인이 국내 주식으로 유입되면서 레인지 하단이 무너지면 1,170원까지도 레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아직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는지 확인하기에는 좀 이른 시점이다"면서도 "글로벌 달러 약세가 본격화한다고 보면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추세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글로벌 자금이 유로 쪽 자산에 좀 더 몰린 느낌이지만, 일단 국내 주식을 일주일 이상 꾸준히 사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며 "외인이 모멘텀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고, 레인지가 무너질 경우 1,170원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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