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에 틈이 생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미국 애플이 아이폰 플래그십 모델 신제품에 LG디스플레이 OLED를 본격적으로 탑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OLED 패널 분야에서도 경쟁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적자가 지속된 LG디스플레이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서동희 전무는 지난 23일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스마트폰 전용에 특화한 파주 OLED 패널 공장을 풀가동할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 개선 가능성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애플의 주문이 그 배경에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 플래그십 모델 전기종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계획이다.

구모델과 저가 모델 'SE' 시리즈에는 액정 패널이 사용되지만, 신제품은 OLED 패널로 교체될 방침이다.

증가하는 패널 수요의 대부분은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할 것으로 보이며,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측은 전년 대비 5배인 2천만장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이폰의 OLED 패널은 지금까지 대부분 삼성 제품이었지만, 삼성의 올해 수주량은 6천만장 내외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신문은 추정했다.

이와 같은 애플의 행보는 조달처 분산이 목적이다. 신문은 애플이 삼성에 의존해 온 결과 2년 연속 거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애플 전용 생산 라인을 통해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의 판매가 줄어들어 패널 공급량이 일정 수준을 미달하면 애플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개별 조건이 설정돼 있다.

디스플레이 조사기관인 미국 DSCC 관계자는 "삼성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계약"이라며 "분산 조달이 가능한 액정패널에서는 (이와 같은 계약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4~6월 삼성 결산에서 "미국의 주요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1조1천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은 작년에도 900억엔(약 1조218억원) 규모의 위약금을 애플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나 거래처의 일치된 견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은 이전부터 OLED 조달처 분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작년 가을에 출시한 아이폰에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일부 사용됐다.

다만 출시가 임박한 작년 여름에 수율을 높이지 못한 LG디스플레이가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애플 조달 담당자가 격노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여러 공급업체에 따르면 수율은 이후 개선되고 있다.

삼성은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자인 동시에 스마트폰 경쟁사다. 니혼게이자이는 분산 조달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주는 특혜가 오래 지속되리란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제3의 공급업체로 중국 BOE가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쓰촨성 청두와 ?양에 있는 BOE OLED 패널 공장에 대한 성능 평가에 착수했다.

BOE가 올해 모델에 대한 OLED 공급은 늦었지만 내년에는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만약 BOE의 공급이 부상하면 삼성 의존도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LG디스플레이의 역할은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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