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인수가 700억 수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김예원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의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네오플럭스를 인수한다.

28일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날 네오플럭스 예비인수 우선협상자로 신한금융을 선정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인수가격은 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합의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네오플럭스의 순자산은 약 600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예비실사를 통해 측정한 자산가치에 손익에 기반한 미래가치와 지배권 등을 더해 약 20%의 프리미엄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매각주관사 없이 두산그룹이 직접 진행한 이번 딜은 호가 경쟁입찰방식으로 치러졌다.

인수전은 당초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신한금융 이외에 일부 사모펀드(PEF)가 참여하며 유효경쟁은 성립했지만, 딜 진행 초반 네오플럭스에 관심을 보였던 건설사와 복수의 금융지주가 등을 돌리며 인수가도 시장의 예상보다 낮아졌다.(연합인포맥스가 7월 3일 송고한 '금융지주 등 돌린 네오플럭스, 제값 받을까' 제하의 기사 참고)

업계에선 두산그룹 측이 적정 인수가로 750~800억원 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예상을 밑돈 경쟁률에 가격도 내려갔다.

그간 VC 자회사가 없었던 신한금융은 네오플럭스를 17번째 자회사로 편입하며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두산(지분율 96.77%)이란 굴지의 대기업 자회사지만 VC업계에선 모회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찌감치 독립에 성공한 VC로 평가받고 있다.

운용자산은 투자조합과 사모집합투자기구를 더해 7천840억원(2019년 말)으로 업계 15위다. 조 단위 운용자산을 보유한 IMM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정도를 제외하면 업력 20년을 자랑하는 알짜배기다.

하지만 두산그룹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이 자산 매각을 강하게 압박하며 네오플럭스도 매물로 나오게 됐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신한금융은 조만간 네오플럭스에 대한 정밀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VC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기반을 둔 창업투자회사의 하나다. 이에 금융당국의 인·허가 없이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최종 계약이 성사돼 편입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사후 신고하면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VC를 가지고 있는 금융지주가 많아 특이한 M&A는 아니다"며 "향후 신한금융은 새로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우량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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