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의 연금투자] 연금뉴딜을 기대한다
[원종현의 연금투자] 연금뉴딜을 기대한다
  • 연합인포맥스
  • 승인 2020.07.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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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가격 급등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민연금기금의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서도 의견이 나눠진다. 하나는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기회에 국민연금이 주택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았겠냐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이렇게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이 저렴한 공공 임대주택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사실상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둘 다 매우 어렵다.

우선 국민연금기금이 수익을 내기 위해 주택에 투자한다는 것은 공적연금으로서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얻는 기금의 수익은 결국 가입자들의 주택 구입에 대한 부담을 전제로 한다. 국민연금기금이 수익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는 해도 그 수익의 원천이 연금 보험료 외에 추가적으로 가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연금제도의 본래 목적과 배치된다. 기금의 존재는 제도의 운영을 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입자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공공임대 투자 역시 쉽지 않다.

국민연금기금의 실제 주인은 지금의 가입자뿐 아니라 미래 가입자들도 포함한다. 비록 기금이 제도의 운영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기금을 현재 가입자의 편익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미래세대는 더욱 큰 추가 부담을 지게 된다. 여기에서 소위 '수익률의 문제'가 제기된다. 기금의 활용이 현재 가입자의 혜택이 됨과 동시에 미래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우선적으로 미래 가입자의 급격한 부담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먼저이고 이를 전제로 현재 가입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투자방안이 마련되는 것을 순서로 한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민연금제도는 가입에 기여한 기간과 납부 등급에 비례해 최소 가입 기간을 충족되면 퇴직 후 연금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처음 제도가 출범할 당시 최소가입 기간으로 곧바로 연금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 대신 가입자들이 납부한 보험료는 차곡차곡 쌓이고 운영되었다. 지금도 수급자보다 납부자가 훨씬 많아 매년 수십조 원의 보험료가 기금으로 쌓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부분 적립식인 이유다. 그리고 이렇게 적립된 보험료와 그간의 운용 수익은 740조가 넘는 거대 기금이 되어 국내 다양한 투자 대상에 투자되고 운영된다.

하지만 국가 사회보험으로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받는 연금액은 기금의 운용성과와 관계없다. 국민연금은 이미 가입 시점부터 수령액이 정해지는 확정급여(Defined Benefit·DB) 방식이다. 기금운용을 아무리 잘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다고 해도 가입자들이 더 받는 일은 없다. 그 대신 나중에 연금을 납부할 후세대의 추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과거 연금제도를 구상할 당시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기금의 소진 시점을 예상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정부에서도 기금의 소진에 대비하여 연금 개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실제로 국민연금제도가 운영되면서 그동안 적립된 740조원 가운데 실제 기금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약 340조원 정도에 이른다. 그동안 기금운용으로 실제 기금의 3분의 1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가입자가 9%를 기여하지만 운용수익 덕분에 12%를 납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제도의 운영에서 가입자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기금운용 목적은 제도의 지속가능한 운영에 있는 만큼, 즉 국민의 복지 증진이라는 핵심 원리를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이 적정한 수익률을 통해 미래 기금의 본래 목적인 미래 가입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다른 투자에 비해 경쟁력이 있도록 하면서도 현재 가입자에 혜택이 될 수 있는 운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만일 국민연금기금에서 주택부문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주택 가격의 상승을 억제하며 보다 저렴하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결과를 기대하는 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저렴한 주택 공급 투자가 수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국민들이 납부한 연금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을 올바른 곳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찾는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금의 본래 목적과 부합하면서도 기금운용을 넘어 국민연금제도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을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기금운용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출산율 제고를 통한 연금 납부자의 확대, 지금보다 효율적이고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투자처를 찾아야 할 때다.

비단 국민연금 투자가 필요한 공공부문은 임대주택 부문만이 아니다.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공공의료시설, 공공 요양원, 출산율 제고를 꾀하기 위한 공공보육 시설 등 가입자의 복지와 혜택으로 연결될 수 있는 투자대상은 상당히 많다. 이러한 현재의 가입자에게 혜택이 되는 투자가 기금의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다른 금융부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투자 대상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공공임대를 포함해 여러 공공 부문에 대한 투자가 현재 가입자들에게 혜택이 됨은 물론 미래의 가입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때가 된 것이다. 소위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넘어선 연금뉴딜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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