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유로화는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 성명이 실망스러웠던 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로안정화기구(ESM) 증액 반대 소식이 전해져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급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2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89달러보다 0.0160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3006달러까지 밀려 지난 1월13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지지선인 1.3145달러가 무너짐에 따라 1.30달러 테스트가 지속될 것이며 1.28달러 근처까지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1.6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5엔보다 1.14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2개월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7.99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7.90엔보다 0.09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스페인 채권입찰이 호조를 나타내 달러화에 강보합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미 소매판매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기록함에 따라 하락압력을 받았다.

다우존스는 독일 연립 정부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5천억유로 이상으로 키우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보도했다. ESM은 내년 중반에 임시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발언으로 유로화가 달러화에 11개월 이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와 관련, 피터 부크바 밀러태벅 전략가는 이메일을 통해 내놓은 논평에서 메르켈 총리가 ESM의 규모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그가 이미 말했던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가 지난 9일에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FOMC 성명은 미 경제가 소폭이긴 하지만 긍정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통화정책을 변함없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FOMC 성명이 나온 뒤 유로화가 1.30달러 근처까지 추락했고 뉴욕증시 역시 반락했다. 미래 통화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이 실질적인 부채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유로화 약세가 제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유로화가 현재 과매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락압력을 받는 것은 유로존 부채 위기가 조만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용평가사들의 유로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는 것도 유로화 약세를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Fed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유로화 추가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내년 FOMC에는 비둘기파적 위원들이 득세하기 때문에 MBS를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이 내년 1.4분기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한편, 유로화는 지난 5월 초 최고치인 1.49달러 위로 올라 올해 들어 12%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유로존 부채 위기가 급격히 확산되며 1.30달러 근처로 내려앉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이 국채와 외환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유로화가 1.20-1.25달러 범위로 내려앉는 게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 정책당국자들이 부채 위기 해소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유로화 매도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kis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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