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초저금리 여파 탓에 보험영업 부문의 손실을 자산운용수익률로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채권 매각을 통해 수익률 방어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권 매각을 통해 일회성 투자이익을 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운용수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는 지난 1분기에만 채권 매각을 통해 8천500억원 규모의 투자영업이익을 확보했다.

삼성생명이 2천230억원의 채권매각이익을 올렸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3천500억원과 2천800억원 수준을 관련 이익을 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손익을 맞추기 위해 채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분기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변액보증준비금을 늘려야 했던 점도 채권 매각 규모를 확대했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주요 보험사들의 주식 등을 포함한 금융자산처분이익은 최근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7천538억원 수준이었던 삼성생명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은 이듬해 1조121억원까지 늘었다.

교보생명 또한 같은기간 3천764억원 수준에서 4천888억원 수준으로 그 규모를 키운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3천916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을 추가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채권가격이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최근 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자 수익성 악화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증시 회복으로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효과를 누렸던 만큼 채권 매각 규모는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사별로 경제적 가정 변경을 통해 채권에 대한 변액보증준비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만큼 매각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3분기 말 국고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경제적 가정을 변경해 채권에 대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하면서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3분기 말 1.352%에서 전날 1.074%까지 낮아진 상태다.

올들어 지난 5월 말 1.05%를 저점으로 반등하다가 지난 23일 1.048%까지 추가로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보험사들의 채권 매각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생보사들은 올해 1분기에 보험영업 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난 7조9천43억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본업에서는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수년간 지속하고 있던 셈이다.

다만, 채권 매각은 가격이 오른 점을 활용해 당장의 손익을 맞추는 데는 유리한 전략이지만, 이자수익의 공백이 향후 이미 악화한 자산운용수익율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국내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 평균은 3.5% 내외에 불과하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금리의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채권 매각 후 포트폴리오 교체를 도모해 보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전략을 끌고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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