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정크 본드가 증시 투자자의 자신감을 더욱더 키워주는 것으로 진단됐다. 그동안 연결 고리가 약화했던 두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 속에 다시 연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주식시장이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인 고금리(정크) 본드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가장 위험한 기업군인 정크본드의 강세 흐름은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강세 모멘텀이 견조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의 관계는 지난 몇 년간 금리의 변동성 속에 약해졌지만, 올해 들어 다시 강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44% 올랐고, 같은 기간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고금리 회사채(iShares iBoxx High Yield Corproate Bond) ETF는 23% 반등했다.

두 시장을 동시에 끌어올린 공통된 배경은 연준 때문이다.

연준의 전례 없는 회사채 매입 등의 조치에 기업이 도움을 받으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피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정크본드까지 개입하며 제 기능을 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기업이 정크본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증시 강세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기업의 정크본드 발행은 크게 늘었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정크본드 발행액은 2천38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차환발행(refinancing)을 제외한 발행액은 1천14억달러로, 81% 급증했다.

연준의 실제 회사채 매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필요한 경우 시장의 큰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거대한 지원이 됐다.

이런 이유로 정크본드의 국채 대비 금리 스프레드도 지난 1주일 사이 48bp 축소됐다. 정크본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으로, 가격 기준 강세 흐름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리서치 헤드는 "증시 랠리가 이어지며 고점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스프레드 축소는 분명히 주목할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고금리채권을 가상의 선도지표로 보고 있다"며 "고금리물의 상대적인 회복력은 증시 추가 상승의 좋은 징조"라고 내다봤다.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사안의 핵심은 모든 침체에는 항상 보조자가 있다는 것"이라며 "항상 단비와 같은 존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움직임이 투자자와 기업의 자신감을 높였다"며 "투자자는 주식을 덜 팔게 됐고, 기업은 직원을 더 오랫동안 고용하게 됐다"고 풀이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과 높은 실업률 등의 악재에도 증시는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폴슨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시장에 영원히 개입할 수는 없지만, 자신감을 심어주며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이라며 "그들이 하는 것은 유동성 제공이 아니라 자신감 부여라는 심리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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