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이 '회복 탄력성(resilience)'에 초점을 맞춘 투자 전략을 선보여 주목됐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몇 년 만에 가장 낮은 투자수익률을 거둔 GIC와 테마섹은 리스크에 강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IC는 20년 실질 수익률이 연율 2.7%로 전년(3.4%)보다 내렸다고 같은 날 공개했다. GIC는 1년 단위 수익률은 발표하지 않는다.

지난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3월) 포트폴리오는 명목 채권과 현금 비중을 전년(39%)보다 높은 44%로 늘렸고, 신흥시장 주식 비중은 18%에서 15%로 줄였다. 포트폴리오에 안정성을 더한 셈이다.

림 초 키앗 GIC 최고경영자(CEO)는 방어적인 태도 덕에 포트폴리오가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림 초 키앗 CEO는 "글로벌 보건 및 경제 전망은 여전히 도전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GIC는 장기적으로 양호한 위험 조정 수익률을 거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갈 것이며, GIC 포트폴리오 전체가 불확실한 결과물에도 '회복 탄력성'을 갖추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GIC는 코로나 팬데믹이 "향후 글로벌 투자 지형을 바꿀 여러 움직임을 가속했다"며 미중 긴장을 "중대한 역풍"으로 표현했다.

GIC는 "미국이 중국 기업을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공급사슬에서 배제하고, 미국산 기술과 소재에 접근하기 어렵게 해 기술 관련 (투자) 제약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투자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장기적으로 아웃퍼폼(평균 초과 수익률 달성)할 것이라며 도시화와 중산층 급증을 이유로 꼽았다. 40여개국에 투자하는 GIC는 미국(34%), 아시아(32%), 영국 및 유로존(19%)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GIC는 또 다른 투자 지형 변화로 코로나 장기화 속 기업 합병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더 탄탄한 대차대조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회사를 매우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테마섹의 경우 지난주 예비 실적 보고서에서 2019년 3월~2020년 3월 회계연도 수익률이 연율로 마이너스(-) 2.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1.49%)보다 낮은데 2016년 이후 최저치다. 포트폴리오 가치는 2% 내린 3천60억싱가포르달러(약 265조2천200억원)였다.

테마섹의 딜한 필레이 CEO는 "최근 몇 주간의 시장 반등을 신중히 봐야 한다"며 "국가주의와 보호주의의 대두로 지정학적·무역 긴장이 높아지자 장기 투자자와 자산 보유자가 더 많은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테마섹은 싱가포르항공, DBS 그룹 같은 싱가포르 핵심 기업의 주요 주주로 포트폴리오(작년 3월 기준) 내 투자 지역은 역시 싱가포르(26%)와 아시아(40%)다.

필레이 CEO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과 헬스케어 부문에 투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테마섹은 장기 투자자로서 '회복 탄력적인(resilient)' 포트폴리오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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