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우려가 조용히 고조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MSCI 세계 인덱스에 편입돼있는 선진국 은행들의 주가는 올해 25% 넘게 빠졌으나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은행들은 약 15% 하락했다.

또 MSCI 전세계 은행 인덱스는 지난 3월 저점에 42%까지 하락했는데 중국은행은 17% 밀리는 데 그쳤다.

WSJ은 이처럼 겉으로는 중국은행 성과가 나빠 보이지 않지만, 부실채권 우려는 조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은보감회·CBIRC)는 올해 들어 거의 증가하지 않은 부실 대출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당국은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매체는 이러한 요구가 장기적으로 부실채권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27일 중국 은행업계 전반에 있어 자본잠식 위험이 큰 신용과 관련한 잠재적 자본 부족이 국내총생산(GDP)의 15~22% 정도이며 이는 2015년 말과 크게 변한 것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WSJ은 이 조사 결과가 중국은행의 실제 부실채권 비율이 보고된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장부상으로 봤을 때는 중국 4대 은행 중 세 곳이 수익성을 보였고 부실채권도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실상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WSJ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은행주 투자자들이 끓는 물 속 개구리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끓는 물 속 개구리란 개구리를 끓는 물에 집어넣으면 곧장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은 후 천천히 물을 데우면 온도 변화에 둔감해져 탈출하지 못해 죽는 현상을 의미한다.

매체는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사실을 천천히 알게 돼 현실에 잠식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재빨리 리스크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핀란드은행의 금융안정 관련 자문위원인 칼로 카우코는 중국 은행의 이자수익이 너무 빠르게 감소해 은행 자산 중 아주 적은 수만 부실한 것으로 조사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중국 4대 은행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을 넘는 게 단 한 곳도 없다"면서 "이처럼 낮은 밸류에이션과 배당금 때문에 투자자들이 중국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카우코 위원의 시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입장에서 부실채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 이자수익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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