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국인이 다시 국내 증시의 순매수 주체로 등장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한국을 떠났던 외국인은 복귀하자마자 삼성전자와 반도체 업종을 편식하고 있다.

30일 연합인포맥스 파워투자자 추이(화면번호 3881)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28일에는 1조3천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본격적인 매집력을 보였다.

코스피에 다시 돌아온 외국인의 취향은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 역시 동학개미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거래소가 지난 27~29일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종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1조5천100억원어치 사들였다. 그다음으로는 삼성전자우를 사들였는데 약 809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올라 장중 한때 6만원대를 웃돌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혜 가능성과 인텔의 칩 생산 아웃소싱 계획에 따른 기대로 삼성전자는 주도주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이어 LG생활건강, KODEX200, POSCO, 기아차, LG화학, 삼성SDI, 카카오, 하나금융지주 순으로 순매수했다. 11위에는 SK, 1위에는 신한지주 등이 있었다.

지난 3거래일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에 1조6천억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다른 종목의 순매수는 종목당 1천억원을 채 넘지 못하는 상태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2019년 7월27~29일) 순매수한 종목과는 다소 다른 흐름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삼성SDI,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샀다. 그다음으로는 KODEX200, LG생활건강, 삼성전기,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전력, 삼성엔지니어링, 한국항공우주를 주로 순매수했다.

11위권 밖에도 주로 한국조선해양, 엔씨소프트, 아모레G, 한진칼 등이 있었다. 올해 외국인이 국내 증시 귀환의 신호탄이 된 업종 역시 반도체다.

외국인은 7월에 반도체 업종을 2조6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중 7월 기준으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7천억원어치 사들였다.

달러-원 환율 하락과 유동성 장세에 따른 견조한 증시는 외국인을 다시 불러들였다.

최근 불거진 달러 약세 기조에 원화 강세 가능성이 열리면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촉발한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200선은 뚫고 내려와 1,193원대까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아직 특정 업종에 치우쳐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글로벌 유동성 리스크온 성향 회복에 따른 결과"라며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자동차, IT주로의 주도주 확산 양상은 코스피의 점진적 상승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업종별 매수세 확산으로 추가 진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유동성 위험선호를 본격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글로벌 경제 성장 회복에 대한 신뢰가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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