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경제가 회복할 때까지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을 비롯,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선제 대응을 끝낸 뒤 관망세로 전환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당분간 낮아진 변동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열린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등 자산 매입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경제가 최근 이벤트를 이겨내고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로 들어섰다고 자신할 때까지 이 목표 금리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한 기존 입장을 확인하면서 향후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연준이 필요시 포워드가이던스와 자산 매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금리를 크게 끌어내릴 만한 언급은 아니다"며 "추가 강세로 가기 위해서는 수익률곡선제어(YCC) 등 더 확실한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명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두 6월과 크게 다르지 않아 현상 유지에 초점"이라며 "이런 부분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면서 국채금리 하향 안정화, 달러 약세, 주식 상승이라는 현 추세를 지속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완화적인 입장을 취한 뒤 관망세로 돌아선 것은 연준만이 아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경기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할 때까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중앙은행들의 정책 동결은 채권시장의 변동성 감소로 이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은 지난 5월 금통위 당일 종가가 0.818%였고, 그 뒤 0.902~0.799% 사이에서 움직여 변화폭이 12bp에 그쳤다.

지난 3월부터 제로금리를 채택한 미국의 국채 2년물 금리는 변화가 거의 없어 이미 전망이 무의미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대부분 올해 목표를 미리 달성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며 "완전히는 아니지만 북을 거의 닫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추이>



채권시장에 남아있는 변수는 정부의 재정정책이다. 재정정책은 채권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고 경기 부양 기대도 일으켜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28일 미국 공화당이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공개하자 국내 채권시장도 오랜만에 확실한 조정 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우리나라의 국고채 금리는 이미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채권 공급 물량까지 반영한 상태지만, 앞으로는 내년 정부 예산과 이에 따른 적자국채 규모에 다시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21년 발행 계획에 대한 부담을 선반영하는 것이 문제"라며 "세법 개정에도 내년 세수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과 경기 경로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발행 규모는 더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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