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월가가 올해 채권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지만 트레이더들이 받을 보너스는 기대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2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올해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빛나는 실적을 거둔 월가 트레이더도 그에 합당한 보너스를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콜리션에 따르면 12대 대형 은행의 미국 국채, 주식 투자 수익은 무려 네 배 늘었고 외환과 신흥 시장, 투자 및 투기 등급 채권, 주택담보대출유동화증권(RMBS) 투자 수익은 두 배로 불어났다.

일례로 JP모건은 지난 2분기에만 트레이딩으로 97억달러를 벌어들여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면서 수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고 주식 트레이딩 수익은 38% 증가했다.

코로나19 창궐에 따른 시장 혼란과 반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책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매체는 트레이더들이 급증한 수익에 걸맞은 보너스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정작 보너스를 받으면 실망할 수 있다면서 월가 경영진이 기대감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퀘스트 그룹의 마이클 넬슨 매니징 디렉터는 "채권 트레이더들이 영광스러운 시절을 맞았다고 생각하고 보너스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자린고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드헌터들은 지난해 대비 수익이 두 배 또는 네 배로 불어난 트레이더의 보너스가 같은 비율로 늘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가 증가하겠지만 수익이 여섯 배 늘었다고 당연히 보수도 여섯 배 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월가 경영진은 7월부터 보너스에 대한 기대를 꺾으려 들지 않지만 올해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헤드헌터들은 강조했다.

매체는 트레이딩 실적이 우수해도 코로나19 확산 충격에 대비해 대손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부진한 사업 부문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액센추어에 따르면 미국 은행은 내년에 3천200억달러 규모의 신용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금리 하락 추세 속에 여러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수·합병(M&A)도 활기를 잃은 상황이다.

매체는 월가의 보너스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면서 은행 수익이 18% 줄어든 상황에서 채권 수익이 40% 늘었다고 채권 트레이더들에게만 대규모 보너스를 줄 수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당시 막대한 보수를 받은 월가에 비난이 쏟아졌던 기억도 월가가 보너스 잔치를 할 수 없는 이유로 거론됐다.

코로나19 유행과 경기 부진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가운데 연준의 부양책에 힘입어 월가가 수익을 냈으므로 상당한 규모의 보너스를 지급할 경우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매체는 올해 하반기 실적이 미지수이고 트레이딩 부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면서 하반기 트레이딩 수익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일부 헤드헌터는 트레이딩 실적이 두 배, 세 배 이상 늘었어도 늘어나는 보너스는 2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측했다.

많은 트레이더가 재택근무로 지쳐가는 가운데 우수한 실적에도 보너스가 25%만 늘어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헤드헌터들은 지적했다.

매체는 은행들이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이라며 보수가 너무 실망스러울 경우 재능있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매체는 채권 트레이더들의 이직이 활발한 상황이라며 보너스에 대한 실망이 클 경우 이직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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