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달러와 엔화 대비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유로화가 얼마나,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046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가 1.18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유로-엔 환율은 지난 22일 1개월 반 만에 124엔대를 회복했다.

매크로계 헤지펀드인 호크스브리지 캐피털의 창립자 다카하시 세이치로는 "오랜만에 유로화가 외환시장에서 화제가 됐다"며 "(유로-달러 환율은) 적어도 1.19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유로화 매수·달러 매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달러화는 미·중 갈등 재고조와 미국 저금리 장기화 관측에 전면적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 반대급부로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이 유로화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회복으로 변하는 국면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세 개 통화 가운데 유로화가 가장 올라가기 쉽다"라고 말했다.

경제 위기 때는 안전통화인 엔화와 달러화에 매수세가 들어오기 쉽고, 회복 국면에서는 유로화에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경험칙에 따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 체감 경기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7월 유로존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4.8로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51.0을 넘었다.

경제지표 결과와 시장 예상치의 차이를 지수화한 씨티그룹의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를 보면 유로존의 경우 7월 중순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빠르게 반등했다. 경제지표 결과가 예상치를 넘는 '긍정적인 서프라이즈'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1일 유럽연합(EU)이 7천500억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을 승인한 것도 유로화 매수 재료가 됐다.

유럽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북유럽과 재정 운영이 방만한 남유럽의 대립, 민주주의의 서유럽과 구공산권인 동유럽의 대립이 얽혀 중요한 안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게 보통이었다.

이번 경제회복기금도 7월 중 합의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지만, 위기 때 결속을 보여줬다는 점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문제는 유로화 강세의 지속력이다.

미국 통화선물시장에서 투기세력의 유로화 순매수 포지션 규모는 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기세력이 유로화를 밀어 올렸다고 볼 수 있는데, 만약 실망 재료가 나오면 이들은 포지션 해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EU와 영국의 자유무역협정 협상 난항 등 혼란 요인은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유로화 매수세를 촉진하는 테마들이 모두 숨이 긴 테마들이라고 전했다.

경제회복기금 합의는 EU의 오랜 현안인 재정통합으로의 진전을 의미하며, 공동 채권 발행을 통한 재원 확보 틀을 마련한 것은 향후 위기가 또 왔을 때 응용될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신문은 준비통화로서 유로화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견해도 나온다며, 유로화 강세가 의외로 오래 갈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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