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추락한 데다 정치 불확실성도 고조되면서 하락했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5달러(3.3%) 하락한 39.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성장률 등 주요 경제 지표와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을 주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사상 최악의 침체로 몰아넣었음이 확인됐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마이너스(-) 32.9%라고 발표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악의 낙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34.7% 감소보다는 다소 양호했지만, 기록적인 경제 후퇴가 확인된 만큼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143만4천 명(계절 조정치)으로 이전 주보다 1만2천 명 늘었다. 시장의 예상 145만 명보다 소폭 적었지만, 두 주 연속 증가하면서 고용 회복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2분기 기록적 침체 이후 회복도 기대만큼은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전격 거론하면서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편 투표의 부정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대선 연기 문제를 언급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다수의 의원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대선 일자를 연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대선 패배 시 불복 명문 쌓기용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등 정국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역의 하루 사망자 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증가한 점도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최근 감소 흐름이 나타났지만, 전일에는 다시 하루 7만 명을 넘는 등 상황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중이다.

WTI는 이에따라 장중 한때는 5% 이상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이후 낙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추락이 예정됐던 결과인 만큼 초기의 불안 반응에서 위험자산 전반이 차츰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낙폭을 줄이며 반등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1천만 배럴 이상 큰 폭 줄어들었던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둔화 우려 등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위스쿼트뱅크의 이페크 오즈카르데스카야 수석 연구원은 "느린 경제 회복과 OPEC의 감산 축소는 원유 시장의 수요 공급 역학이 단기적으로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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