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악화 직격탄을 맞은 조선·철강업계가 후판(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 협상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7.7% 증가한 929억원을 나타냈다.

엔진기계와 플랜트 사업 부문 등 비조선 사업 덕에 선방했다.

플랜트 부문의 영업이익이 3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엔진기계 부문도 213%가량 급증한 511억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본업인 조선 부문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18.6% 감소한 1천78억원에 그쳤다.

강재단가 추가 인하 전망에 따른 공사손실 충당금이 일부 환입됐지만, 달러-원 환율 하락 및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해양 부문에서도 63억원의 손실이 이어졌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1.8% 급감한 122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에 시달리면서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상황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1천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에도 전기로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2분기에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 올 상반기 조선 후판 가격을 톤(t)당 3만원씩 내리기로 했다.

조선용 후판은 1년에 두 번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올해의 경우 조선사 업황 부진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협상이 지연됐다.

현대제철이 상반기 후판 가격 인하를 진행한 만큼 포스코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다만, 지난 2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이 111.20달러를 기록해 5개월 만에 2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철광석 가격 인상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2020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사는 신규 수주 부족으로 후판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신규 수주 부진으로 가격 인하를 요청하는데 수입재를 자사 물량으로

전환할 경우 차별적으로 가격 운영할 예정이고 자동차의 경우 상반기와 같은 수준의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 상승으로 철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조선업계도 수주 절벽에 부딪힌 상황이라서 고통 분담 차원에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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