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글로벌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대거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트리플 강세가 빈번해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트리플 강세는 원화와 채권, 주식 세 가지 자산이 모두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이다. 통상 위험 선호 분위기에서 주가가 오를 때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등 두 자산 가격이 엇갈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흔치 않다.

31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3월부터 전일까지 국내 금융시장에서 트리플 강세는 23거래일에 걸쳐 관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일)에 비해 늘었다. 특히 지난달 여섯 번, 이달 네 번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면서 빈도는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워낙 많아 기간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대거 공급된 유동성이 모든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150bp 인하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50bp '빅 컷'에 이어 지난 5월 추가 인하하는 등 총 75bp 낮췄다.

이러한 영향에 자산시장에도 변화가 관찰된다.

코스피지수와 10년 국채선물을 보면 올해 1월 두 지표의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73~ -0.80 수준을 나타냈지만, 최근 -0.17수준으로 절댓값이 줄었다.

10년 국채선물과 코스피지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줄었다는 의미다. 최근 지수 추이를 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채권과 주식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달러 가치 하락세가 겹쳐 트리플 강세는 더욱더 흔해지는 모양새다.

경제 봉쇄 없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달러 대비 원화가 더 강해질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통화정책의 완화 폭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도 채권, 주식, 원화가 모두 강해지는 날이 많아졌다"며 "유동성이 워낙 많이 풀려서 앞으로도 트리플 강세는 더욱 자주 나타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달러 약세는 신흥국으로 돈이 몰린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국내 금리는 펀더멘털 대비 워낙 높은 수준이었는데, 덕분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관들은 외국인 채권 매수에 영향에 보유 채권에서 자본이득까지 누리고 있다"며 "빠르게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경계감은 크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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