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가 섣부른 신용등급 변동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국내 증권사에 6개 증권사를 일제히 하향검토 대상에 올린 후 3개월 만에 다시 예전 신용등급으로 복원시킨 데 대해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31일 '혼돈의 시기, 증권업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의 시각' 칼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용평가사의 정기평가 시즌이 일단락된 가운데 S&P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정이 상이했다.

S&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증권업의 사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으나, 개별 증권사에 대해서는 신용위험이 부각된 일부 회사에 대해서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반면 무디스의 경우 유효등급을 보유한 모든 증권사를 등급 감시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고 3개월 뒤 원상 복귀시켰다.

이 본부장은 "시시각각으로 발생하는 변화를 반영해 수시로 신용등급이 변동된다면 신용등급은 투자자의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또한 신용등급이 수시로 변동된다면 등급 변동의 '자기실현(self-fulfilling)'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즉, 신용등급이 조정된 이후 낮아진 신용등급으로 인해 영업활동이 더욱 위축되고 신용등급이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이 생겨 신용등급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본부장은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에 대한 단기적 판단을 근거로 특정 업종의 모든 기업을 일괄적으로 등급감시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한 뒤 3개월만에 다시 예전 신용등급으로 복원시키는 등급조정은 금융시장과 투자자 모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용등급은 주식가격과 같이 가볍게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금융위기적 상황에서 섣부른 등급조정이 한국의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대형 위기를 발생시킬 수도 있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이례적인 대형 변수는 사업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오므로 신용등급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개별 회사의 신용등급은 일시적 실적 변동보다는 중장기적 변화에 초점을 두고 조정 여부에 대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신평은 올해 상반기 중 증권사에 대해서는 등급 액션을 하지 않았고 증권업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방향성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해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증권업 3대 리스크 요인인 ▲파생결합증권 ▲우발채무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향후 수익성, 자산건전성 및 유동성에 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대형 증권사는 코로나19 직후 수익성과 유동성이 크게 악화돼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졌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이 확대되고 있었고, 증권사 자체적으로도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진행 중이었다"며 개별 증권사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별 국내 증권사 신용등급 변동 *자료:나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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