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유로화가 유럽 정상들의 회복기금 합의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나흘간의 밤샘 논의 끝에 회복기금 합의를 도출한 유럽 정상들의 정치적 리더십이 미국과 확실한 변별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랙록은 지난달 말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관점을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을 추천했다.

유럽은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악명이 높았다. 수년간 자산 관리자와 은행 전략가들은 유럽을 빈혈에 걸린 성장률과 취약한 정치 연합으로 규정하고 투자자들이 멀리 하도록 했다.

유럽이 미국보다 코로나19 펜데믹을 잘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코로나19는 유럽을 기대하지 않았던 투자 기회로 바꿔놨다.

유로화는 이번 주 들어 달러화에 대해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펙트셋에 따르면 유럽 주식시장의 벤치마크인 스톡스600은 S&P500지수보다 2개월 연속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이 미국을 누르는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19 대응을 들었다.

유럽에서도 여전히 감염자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은 하루 신규확진자가 6만5천명인 반면 유럽은 1만명 아래였다.

정치력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주 7천500억유로의 회복기금 합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의 회복기금의 규모보다는 4일간의 밤샘 협상 끝에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유럽 국가들이 함께 돈을 모아 코로나19에 충격을 받은 나라들을 돕자는 구상은 20년 전 유로가 형성될 당시의 정치적 의지가 건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블랙록의 채권 수석 전략가인 스콧 티엘은 "EU회복기금은 유럽을 위한 거대한 전진"이라며 "EU는 위기에 반응했던 조직이었다. 이것이 그들이 전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이번 주 들어 1.18달러로 올랐는데 이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유로화와 유럽 자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통화 전략가인 발렌틴 마리노프는 회복기금과 재정통합에 대한 기대가 유로화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마리노프 전략가는 유럽 주식을 매입하는 ETF에 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되고 유럽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팔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는 점도 유로화 강세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타임스는 오랫동안 유럽시장이 미국에 뒤처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S&P500은 소폭의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스톡스600은 유로화 기준으로는 13.5%, 달러 기준으로는 7%가량 하락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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