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비용이 급증했다.

특히, 보수적으로 비용을 반영한 건설사들은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분기 총 1천200억원을 해외 부문 비용으로 반영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의 셧다운 비용을 400억원으로 측정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0㎞ 지점에 있는 카르발라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한국의 건설사들이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재는 현장에서 근무하던 우리 근로자를 전세기편으로 귀국시키는 등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이라크와 관련해서 약 400억원의 해외 사업비용을 2분기 추가 반영했다.

이밖에 지난 1분기 베네수엘라 정유 공장 관련된 매출 채권을 판관비에서 대손상각으로 처리한 비용을 매출원가로 계정 대체한 약 400억원도 해외 관련 비용으로 반영됐다.

이렇게 해외 사업비용이 급증하자 현대건설의 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천5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국내 증권사 11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천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GS건설 역시 이라크 현장 비용 약 1천200억원을 추가 원가로 반영했다.

이에 해외 원가율이 111.2%로 전분기 98.0% 대비 13.2%포인트 급증했다.

GS건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천651억원으로 예상치 1천726억원을 소폭 하회했다.

대우건설은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 부문 공기 지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인도, 싱가포르 현장 등 토목 부문에서 320억원, 쿠웨이트 알주르 플랜트 사업에서 150억원의 추가 원가를 반영했다.

대우건설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12억원으로 증권사들의 전망치인 94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에도 코로나 19로 인한 해외 공사 지연 비용을 140억원 반영했음에도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사업 진행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비용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잠잠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설사가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추후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비용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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