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노요빈 기자 =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8월 국고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장기구간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눌리는 '불 플래트닝' 장세를 전망했다.

연합인포맥스가 3일 국내 채권 운용역과 국내외 금융기관 애널리스트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이달 국고채 3년 금리가 0.72~0.87%, 10년은 1.18~1.39%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값은 국고채 3년과 10년이 각각 0.795%, 1.285%로, 지난 7월 전망치와 비교해 4bp와 6.5bp 하락한 수준이었다.

중앙값은 3년이 0.80%로 전 거래일 최종호가수익률보다 0.4bp 높았고, 10년이 1.25%로 4.6bp 낮았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8월 채권시장이 박스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리 레인지(범위) 상ㆍ하단을 소폭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장기구간을 중심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하는 '불 플래트닝'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세 요인으로는 국내 수출 부진 지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 국고채 발행규모 감소 등을 지목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전망치가 하향되는 가운데 국고채와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 등 수급 관련 우려는 기존보다 완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달 말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발표와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중ㆍ장기물 위주로 강세를 시현하며 커브 플래트닝 및 강보합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창훈 신영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양호한 수급과 우호적인 통화정책에 힘입어 추가 금리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며 "향후 경기 흐름은 코로나19의 진행 과정과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세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상당한 내수 침체가 불가피해졌다"며 "꾸준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속에서 채권 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커졌다고도 점쳐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업급여 축소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회복 지연과 7월 고용지표 둔화로 글로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국내 경기는 대외수요가 핵심인 만큼 경기 전망의 눈높이를 다소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다소 잠잠해진 모습이지만 미국과 중국 간 외교 분쟁 관련해 노이즈가 계속된다면 전반적인 채권시장의 강세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경기 반등 및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 등은 강세 요인과 상충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성장 충격과 주요국의 완화적 스탠스가 채권가격을 지지하며 시장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가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2분기 저점을 형성한 뒤 개선 추세에 있는 경제지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등은 성장 충격을 반영한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레벨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말 열리는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됐다.

심창훈 본부장은 "금통위는 지난달 있었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와 비슷한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잠식될 때까지 상당 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원 연구원은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수 연구원은 "부동산 등과 관련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할 때 실효하한에 근접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는 시장금리의 하락도 다소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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