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금값이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지만, 랠리 행진이 중단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금값을 붕괴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인에 대해 시장이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지목됐다. 코로나19 백신은 연말 이전에 개발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금과 같은 안전 자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BMO자산운용의 마영유 수석 전략가는 "가속하는 백신 연구가 결실을 보게 되면 세계 경제의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하고 금의 '안전 자산 피난처' 수요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로 채권금리 상승 가능성이다.

세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인하했고, 기업은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저금리나 마이너스 금리는 보유 채권의 매력을 떨어트려 금 보유의 기회비용을 줄여준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을수록 금값 상승에 우호적이다.

마 수석 전략가는 "기준금리가 연말에도 매우 낮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낮은 금리' 얘기가 변화하기 시작해 일부 금속의 광택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탈스데일리닷컴의 로스 노먼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안전한 자산인 금을 지금 투자한다면 1% 미만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금은 채권 금리 하락에 93%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며, 2천300억달러의 기관 자금이 올해 들어서만 금값 상승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금은 저금리를 활용한 투기 수요로 크게 올랐으며, 공정가치로 여기는 수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노먼 CEO는 덧붙였다.

금값 하락을 야기할 세 번째 원인으로는 주식과 실물 경제의 괴리가 꼽혔다.

주식시장은 미국의 V자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나타난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하다. 지난주 나온 2분기 미국 성장률은 마이너스(-) 33%였다.

노먼 CEO는 "주가수익비율(PER)로 계산할 때 주식은 확실치 않은 경기 회복을 반영해 실현 불가능한 수준의 가격을 보이고 있다"며 "실물 경제와 단절된 게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내려가면 금값도 떨어질 것"이라며 "금은 증시 조정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값이 횡보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많은 부분을 뒤집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이런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셸턴캐피탈의 가이 벤스테드 매니저는 "바이든이 글로벌 무역 전선에 대해 어떤 유화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며 "11월 이후 지정학적 지형이 더욱더 긍정적으로 전환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있다"고 관측했다.

마 수석 전략가는 "이런 몇 가지 이유 가운데 한 가지만으로는 강력한 금값 강세 기조를 전환하기 부족할 수 있다"면서도 "몇 가지가 한 번에 나타나면 금 보유 논리는 점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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