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미국 텍사스 등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영국계 신용평가사 피치는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두 선진국의 등급 전망을 각각 하향 조정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 모두 신용등급은 각각 'AAA'와 'A+'로 유지돼, 당장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으로 작용하진 않았다.
관건은 영향력이 큰 다른 신용평가도 같은 행동에 나서는 경우다. 2011년 선례가 있다. 그해 4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등급 전망을 낮춘 데 이어 같은 해 8월 실제 등급을 강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 나라의 재정적자 상태는 앞으로 상당 기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전염병 극복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재정 지출이 대폭 늘어났지만 경기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가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달러 가치가 강세로 뒤집힐 수 있다. 2011년 S&P가 미국 등급을 내린 후 주가는 급락했지만,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되레 강해졌다. 미국의 신용등급과 미 달러가 반대로 움직이는 모순이 발생하는 게 지금까지 국제 금융시장의 힘의 논리였다. 달러 강세가 심해지면 올해 3월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또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선거도 금융시장에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증세보다는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지만, 집권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지 못한다면 새 정부의 부양책 추진력은 강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창밖의 폭우뿐만 아니라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미국의 신용등급 변화, 미 대선 결과도 계속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자본시장·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이종혁 기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