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극단적 합리주의를 도입하며 손해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이번에는 '아마존 정신'을 활용해 재도약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최근 '아마존에 당하다(To be Amazoned)'라는 신조어가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했다"며 "아마존의 원칙들은 우리의 경영 원칙과 궤를 같이하곤 있지만 아마존처럼 철저히 실천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글로벌 시가 총액 4위로 성장한 배경에는 무모할 정도의 지속적인 시도를 바탕으로 한 '고객 집착'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이러한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성공 비결이 담긴 '포레버 데이1(Forever Day1)'이라는 제목의 책을 배포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아마존의 경우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매일을 첫날처럼 지내야 한다는 '포레버 데이 1'을 일상의 구호로 사용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메리츠화재도 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성장의 원칙을 고수하며 발전시키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책은 아마존의 성공 비결을 ▲고객 집착 ▲주인 의식을 가진 인재풀 ▲데이터에 기반한 측정지표 ▲제품과 서비스의 지속적인 발명 ▲신속하고 탁월한 의사결정 ▲포레버 데이1 문화 등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제프 베저스는 상품 컬렉션을 늘리기 위해 냉혹한 경쟁과 광적인 집착을 보이며 의례적인 고객중심 문화를 고객집착으로 확장했다"며 "인재풀의 경우 좋은 사람과 함께하면 많은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만큼 앞으로 선발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데이터에 근거한 성과 지표와 신속한 의사 결정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대원칙인 '극단적 합리주의'와 궤를 같이하는 만큼 친숙한 개념이라고 봤다.

또 김 부회장은 "6가지 성공비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제프 베저스는 온라인 서점을 창업할 당시에도 모든 상품을 가장 싸게, 가장 편하게 살 수 있는 '에브리띵 스토어(Everything Store)'라는 '거대한 욕망'을 품고 있었다"고 했다.

제프 베저스의 이러한 욕망과 원칙 실행에 대한 집착이 현재의 아마존을 있게 한 핵심 원동력이었다는 게 김 부회장의 일관된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눈부신 발전 과정에서는 빠른 성장에 따른 피로감과 이만하면 됐다는 안주의 유혹이 상존한다"며 자족감을 떨쳐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메리츠화재는 내년에는 명실상부한 업계 2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에는 업계 1위로 올라설 뿐 아니라 경쟁사와는 차원이 다른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공격적인 확장 기조를 지속하며 지난 2016년 손보업계 5위였던 장기인보험 분야의 매출을 이듬해 2위 수준까지 단번에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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