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은행채를 꾸준하게 사들였던 은행들이 지난달 매도세로 돌아선 모습을 보였다.

5일 은행권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65번)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달 은행채를 1조1천13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은행권은 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2조3천100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팔았고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400억원 내놨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발행한 채권도 각각 2천100억원, 100억원가량 팔았다.

자산운용사들이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꾸준히 은행채를 대규모 사들이는 것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자산운용사는 지난달 은행채는 13조810억원 매수했다.

은행들이 지난달 들어 특히 산업은행채를 매도한 데에는 차익실현 성격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은행들은 6개월 이하 만기 은행채를 위주로 대거 매도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달에 6개월 이하의 단기 은행채를 5조4천680억원 팔면서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2년 이하 만기 은행채는 5월 이후로 꾸준히 스프레드가 하락세를 보였는데, 6개월 이하 만기 은행채 스프레드는 6월 들어 확대했다가 7월 들어 다시 축소세로 돌아서면서 단기차익 실현을 추구한 영향이다.

A은행 채권운용 관계자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에 채권을 트레이딩 목적으로 늘렸다가 금통위 지나고 나서 차익실현을 했다"고 얘기했다.





시중은행채가 줄어든 이유로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9월 말 완료될 예정인 점이 언급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한시적으로 시중은행의 LCR 비율을 외화의 경우 80%에서 70%로 인하하고 통합 LCR은 100%에서 85%로 내렸었다. 기한은 9월 말까지로 당국은 단계적 인상이나 조치 연장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생각보다 안정화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들은 LCR 규제 완화가 9월 말 이후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경우 낮춰놨던 LCR을 다시 높여놔야 하므로 은행채 발행 등을 늘리거나 보유한 크레딧채권 비중을 축소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B은행 채권운용 관계자는 "아직 LCR 완화 연장 여부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보유한 시중은행채를 매도하고 은행채 등 발행을 늘리는 식으로 움직임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말 크레딧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대비한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B은행 채권운용 관계자는 "9월 말은 3분기 말이라서 전통적으로 크레딧 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인다"며 "그에 대한 사전적 대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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