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글로벌 유동성 및 투자 심리 개선으로 국내외 증권시장은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에서 요지부동이다.

통상 주가지수가 상승할 때 환율은 하락하는 '역(逆)의 관계'를 맺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최근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 상승 등을 크게 반영하지 않는 모습이다.

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29% 오른 2,279.97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고점을 기록했다.

장중에도 2,280선을 돌파하면서 고가 기준으로도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증시 호조에도 1,190원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초반 박스권에서 등락하다 오히려 0.70원 오른 1,194.10원에 반등 마감했다. 역외 시장에서는 현물환 종가 대비 0.80원 하락한 1,19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코스피 레벨 및 증시 흐름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은 최소 10원 이상 레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현 코스피 레벨에서 달러-원 환율 적정 레벨은 1,180원대가 맞아 보인다"며 "휴가라 거래량이 실리지 않고 있고, 미·중 갈등과 코로나 확산,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여러 불안 요소가 잔존해 1,190원대를 이탈하기는 불편한 시장 상황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달러화 약세 추세가 시작됐을 때부터 전반적인 시장 포지션은 숏으로 구축됐으나, 실수급이 뒷받침되지 않고 휴가철이라 거래가 많지 않은 점 등도 달러-원 환율 하락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화 지수가 빠지기 시작될 때부터 외은 등의 시장 포지셔닝은 이미 숏으로 구축됐다"며 "롱 포지션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라 딜러들이 추가로 포지션을 잡아서 내려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고나 외인 주식 순매수 등 실수급이 나와줘야 하는데 부재한 상황이고, 1,190원 아래로 가기에는 뚜렷하게 팔아주는 주체가 없다"고 말했다.

C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인덱스나 코스피를 보면 달러-원 환율이 20~30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은 레벨"이라며 "비드가 좋다기보다는 오퍼가 많지 않아, 달러-원 환율이 빠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향후 달러-원 환율에 하락 탄력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로는 외국인의 증시 자금 흐름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에서 외인이 매수세를 나타내야 달러-원 환율이 빠질 텐데, 현재까지 주가 상승은 개인 주도의 장이다"며 "전통적인 상관관계는 주가가 상승하면 환율이 빠져야 하는 구조인데, 현재 주식시장 호조가 외인이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고유동성과 개인 매수에 따른 것이라 환율과의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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