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한생명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국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 신성장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달 31일 베트남 재무부에 법인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신한생명은 단독 법인설립과 해외 합작사 설립 등의 옵션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단독 진출로 방향을 틀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최근 법인 설립을 위해 베트남 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맞다"며 "다만, 인가를 확보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한생명은 베트남 재무부의 허가를 확보한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확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신한생명이 해외에 법인 형태로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베트남 하노이와 영국 런던 등 2곳에 진출하긴 했지만, 이는 법인이 아닌 사무소 형태였다.

지난 2015년 설치된 하노이 사무소의 경우 베트남 보험시장의 성장성을 분석하는 등 리서치 업무를 주로 수행해왔다.

그간 하노이 사무소 운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네트워크 등이 이번 법인설립 결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설립한 런던 사무국의 경우 현지 투자은행(IB) 영업망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최근 자산운용수익률 확보를 위해 미국 이외에도 유럽 내 부동산·주식·채권에 관심을 갖는 보험사들이 늘자 현지 딜 소싱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독 진출을 결정한 것은 결국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며 "이미 자리를 잡은 계열사들이 많은 만큼 향후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은 국영기업 바오비엣이 수입보험료 기준 24%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푸르덴셜생명과 매뉴라이프, 다이이치 등 외국계 생보사들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생보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정도가 베트남에 진출한 상태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는 않다.

규제와 영업 문화 등의 차이로 현지 개척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보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성장성에 비해 여전히 보험밀도와 보험침투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신한은행이 베트남 현지 금융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둔 점은 향후 신한생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993년 한국계 은행 최초로 베트남 대표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2009년에는 이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으로 전환하며 현지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외국계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작년에만 1억3천200만달러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아울러 신한카드 또한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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