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물가연동국고채가 주택 전세 가격 급등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전세 가격 급등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물가 오름세에는 예상보다 긴 장마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연합인포맥스의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BEI는 지난 5월 0.191%에서 저점을 나타낸 뒤 전일 0.715%까지 올라 최근 52.4bp 상승했다.

시장이 향후 물가가 바닥을 치고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에 비해 시장의 물가 전망이 상당히 밝은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전·월세 가격의 급등과 장마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 등을 물가 회복의 이유로 꼽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합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월비 상승률도 지난 5월 0.09%에서 6월 0.26%, 7월 0.32%로 점차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월세통합가격지수 역시 작년 12월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상승률은 5월 0.01%, 6월 0.05%, 7월 0.07%로 확대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하는 품목 가운데 전세와 월세는 각각 48.9와 44.8의 가중치로, 단일 항목의 가중치 크기로는 각각 1위와 2위다.

농산물은 개별 항목의 가중치가 작지만 다수 농산물을 포함한 식료품·비주류음료 분류의 총 가중치가 137.6이다.

전·월세와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물가가 오른다면 이를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물가채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 최근 물가채 금리가 일반 국고채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지면서 BEI가 급등한 배경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의 초강세 종목은 물가채"라며 "전월세와 농산물 상승, 글로벌 금·은 가격 상승 등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하게 봤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고,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도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물가도 기존 예상보다 조금 더 오를 수 있는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은 물가채의 유동성이 적어 섣불리 투자했다가 나중에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5일 국고채 10년물의 지표인 20-4호의 거래량은 1조3천540억 원인데 반해 물가채 20-5호의 거래량은 560억 원에 그쳤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