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채선물 미결제약정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쌓여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외국인 매수세를 중심으로 가격과 미결제약정 수량이 동반 상승해 온 만큼 이들의 포지션 변화가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10년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이 1천521계약 증가한 18만9천277계약을 기록한 데 주목했다. 이로써 10년 선물은 5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날 3년 선물도 1천697계약 늘어난 41만100계약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6월 이후 40만 계약대를 재돌파했다.

이처럼 미결제약정이 급증한 주요 배경으로는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꼽힌다.

지난 6월 롤오버 이후에 외국인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7만8천여계약과 4만6천여계약 누적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국채선물 상승세와 함께 미결제약정이 동시에 늘어난 가운데 최근 거래량이 많지 않은 점은 외인 매매 동향에 따라 장이 급격하게 쏠릴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됐다.

A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며 "외국인이 반대로 방향을 꺾었을 경우에 변동성이 커질 만한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국채선물이 현물 대비 고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추가 매수에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집중된 10년 선물은 134.83으로 이론가(134.78) 대비 5틱 고평가됐다. 3년 선물도 1틱 고평가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당장 외국인의 매매 포지션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요인은 부재한 상황이지만,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 등 불안 요인은 잠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A 운용역은 "외인이 방향성을 잡고 장을 흔들 수 있는 여건이다"며 "외인이 당장 포지션을 줄일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재정거래 유인도 나쁘지 않지만, 먼저 매도하고 나오면 이익을 보는 구도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외국인 매수가 많아 미결제약정이 늘었는데 강세장일 때는 괜찮다"며 "주식이랑 채권이 같이 랠리 하는 상황에서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결제약정 수량은 목전에 도달했다고 봐야 한다"며 "외인이 갑자기 팔면 대책이 없겠지만 거래를 위축시킬 만한 요소는 아니고 시장을 움직일 만한 트리거가 부재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D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결제약정이 쌓이면 변동성이 확대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추가 강세가 어렵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3년 국채선물(좌)과 10년 국채선물(우)의 가격(흑)과 미결제약정(적) 차트>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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