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월초부터 지준일을 제외한 매 거래일마다 은행들의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이 이뤄지면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가 9월 말 완료될 예정인 점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CD 발행은 총 1조6천800억 원 진행됐다. 우리은행이 발행한 4개월물 CD 3천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6개월물로 발행됐다.

이날도(7일) 우리은행이 6개월물과 12개월물(각 1천억 원 이상), 국민은행이 12개월물 CD(2천억 원)를 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CD 발행물 중 대다수의 만기가 6개월 이상인 점 등을 고려할 때 LCR 비율이 CD 발행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은 올해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은행의 통합 LCR 규제를 100%에서 85%로 낮추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금융지원 조치를 발표했다.

그 이후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적절한 시점이 되면 한시적으로 완화한 규제 유연화 방안에 대해 연장·보완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정기 예금 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요구불예금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LCR 비율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영업적예금 요건 강화 등으로 LCR 산출 시 주체에 따라 고 유동성자산 및 현금유출액 인정 비율이 차등화해 반영된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 관계자는 "최근 LCR 규제에 대비한 CD 발행이 늘고 있다"며 "은행 내 요구불예금 규모가 늘어나는 등 자금 전반의 여유는 많아졌지만, 이로 인한 정기예금 해제 등 비율 준수를 위한 계산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 관계자는 "LCR 비율 준수가 CD 발행에 영향을 줬다"며 "특히 CD는 8~9월에 만기 도래가 많아서 차환 발행 수요가 많고, 추석 연휴 때 지준적수를 감안해 발행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CD 발행에 따르면 이달 8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CD는 3조5천100억 원, 9월은 2조6천90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CD 발행은 은행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상 편리하고, 발행금리 역시 더 낮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은행에 자금이 없는 게 아닌 상황에서 만기가 긴 은행채를 찍을 이유가 없다"며 "반면 CD는 발행하기가 편하고 은행채는 발행신고서도 제출해야 하는 등 제반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CD 발행 여건이 환매조건부매매(RP) 규제로 인한 현금성자산 수요와 은행의 LCR 규제로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반해 은행채 수급이 악화한 점도 은행들이 CD 발행에 나서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은행들은 은행채의 큰 매수처 중 하나로 평가받지만, 최근 LCR 완화 미연장을 대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거나 보유한 은행채 등 크레디트물 비중을 축소하는 등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인포맥스가 지난 8월 5일 송고한 '은행권, 7월부터 은행채 매도…"LCR 완화 미연장 대비"' 기사 참고)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은행에서 CD를 6개월로 발행하면 LCR 비율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며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지만 그 여건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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