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합의 지연을 두고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큰 대침체(The Greater Recession)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연방정부의 지원이 지연되는 것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것만큼이나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먼저 코로나19 시대에 앞날을 예측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말하든 그 반대를 가정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있었던 실책을 나열했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염자 숫자가 곧 영이 될 것이라고 했을 때 거대한 펜데믹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으며 6월 중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다고 했을 때 곧 대규모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올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V자형 회복'을 언급했을 때 경제가 정체될 것이라고 예감할 수 있었다며 7월 고용보고서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시장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ADP 민간고용 보고서를 언급하며 "ADP의 숫자는 최소한 양수였다. 다른 지표들은 고용이 실제로 추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소규모 일자리가 생긴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속도로는 2027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2020년 코로나19 침체의 깊이를 깨닫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고용은 급락했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0%가량 하락했다고 나열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은 소비 수요 급락이 불러올 대규모 2차 실업"이라며 "수백만 명이 정규 소득을 잃을 것이다. 연방 지원이 없다면 지출을 줄여야 하고 이는 다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보게 될 것은 또 다른 충격인데 통화여건 면에서는 1차 충격과 마찬가지로 심각하다. 펜데믹과 다른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력이 불러온 온전히 자생적인 충격이라는 사실이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와 뒤따랐던 느려터진 회복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며 "그 경험은 경제 침체에는 빚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으며 대규모 실업자들의 면전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은 끔찍한 실수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백악관과 공화당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이 순간 코로나19 침체 외에도 2007년~2009년 침체보다 더 심한 대침체(Greater Recession)를 향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MAGA(Make America Greater Again)'에 빗대 현 상황을 꼬집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5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